법률 번역(특허, 상표) 주의사항
팁
작성자
임윤
작성일
2023-09-01 20:24
조회
488
법률 번역을 해도 되냐고 묻는 분들이 많으심.
안타깝게도 자기판단을 딱딱 하셔서
내가 이것에 손을 댔다가는 고객의 재산도 내 일자리도 박살나겠구나 깨달음을 얻고 빨리 포기하시는 분은 매우 드물다.
애초에 전문분야랄 것이 딱히 없는데, 법률 단어당 단가가 비싸다니 해볼까 하는 정도의 생각인 것임.
공부를 할 생각은 없음.
게다가 이런 분들은 또 '자연스러운 문장'에 대한 이상한 집착이 있는데
이 자연스러움이 본인 머릿속 빈도가 기준임.
수능 문제도 다수결로 정하는 세상에 다시 태어나셔야 함.
지적재산권을 예시로 들어보겠음.
exclusive
proprietary
patent pending
patented
monopoly
이것들 중 법적으로 의미가 있는 단어는 2개
특히 법적으로 의미가 확연히 크고 유지비용도 많이 드는 단어는 1개임
2개(3개?)는 광고문구에 가깝고, 나머지 하나는 경제학 용어임
자연스러움에 대한 기묘한 집착이 있으면서 법률번역을 하겠다는 주장을 꺾지 않으시는 분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저 여러 단어를 독점, 전매특허, 특허출원중 등으로 섞어서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자연스럽게 번역하심
상표 말씀부터 드려야겠음
한국은 상표 출원주의를 택하고, 미국에서는 사용주의를 택함
한국에서는 일단 먼저 등록하면 임자임
이게 행정상으론 편함
근데 뽀로로 꼬꼬면 따위를 먼저 침 발라버리는 도둑놈들이 생기는 것임.
3CE가 쓰리컨셉아이즈에서 사명을 바꾼 것도, 글로벌 진출을 하려고 보니 골때리게도 중국에서 출원이 이루어져서임.
반면 미국에서는 유의미한 사용이 입증된 후에야 실 사용자만 상표등록이 가능함.
그냥 등록할 수 없고 내가 이 상표를 쓰던 증거(예: 간판 사진, 명함, 구글 등록 이력, 소셜미디어)를 제출해야 함.
도둑놈을 막을 수 있는 반면 행정상 귀찮아지고, 선의의 이중 사용자가 생길 수 있음.
상표등록이 진행 중이거나, 그냥 사용중인 건 TM(™)
사용을 인정받고 미국특허청에 등록까지 한 건 R(®)
티파니앤코의 한글/로마자 상표권 표시가 다른 것은 그때문임.
한국어/영어가 아니고 한글/로마자라고 한 것을 눈여겨 보셔야 함.
Return to Tiffany®은 로마자로 상표등록이 되었다는 뜻임. (한글 리턴투티파니와는 법적으로 다른 존재임)


상표는 저렇고
특허를 출원한다는 건 특허청에 여말이요 제가 획기적인 발명을 했습니다 하고 관아에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임.
영어로는 filing이라고 함.
(출원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합의하였으니, 파일이라고 편하게 번역하시면 안됨)
'특허출원중'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임.
https://www.kipo.go.kr/easy/pc/model.html
반면 '특허 취득' '특허 등록' '특허받은' 등등은 특허출원중의 10분의 1 정도임.
사실 특허가 효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법의 독창성이 인정되었다는 뜻임.
굳이 따지자면, 나 특허 주쇼 하고 신청서만 내놓은 것보다는, 독창성이 인정된 편이 낫긴 함.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 머릿속에는 압도적으로 특허출원중이 많이 입력돼 있음.
그래서 기껏 공들여 patented 상태를 만들어 놨더니, 번역가가 자기 머릿속에는 이게 더 많이 입력돼 있으니 자연스럽다고 우기며, 고객의 특허권을 무시하고 특허출원중(patent pending)으로 번역해 놓음.
고객님의 재산에 해를 끼치는 일임.
대부분의 exclusive는 '여기만 있고 딴 데 가면 없어요 빨리빨리 사가세요' 정도의 뜻인데
나중에 어겨도 법적 제재는 안 받음.
트래블(면세점) 익스클루시브라 해놓고 재고 남아서 그냥 일반 매장에서 팔아도 뭐라 안 함.
전형적인 별 뜻 없는 광고문구임.
다만 명백히 특허와 엮인 권리인 non-exclusive는 통상실시권으로 번역함.
proprietary는 '우리 집에서만 판다'는 뜻인데 exclusive나 patented와는 뜻이 다름
특허등록이 완료되고 내용이 공개되면, 다른 사람이 대가를 적절히 지불하고 자기 상품 만드는 데 쓸 수 있음.
(그래서 patent를 '전매'특허라고 번역하면 안 됨)
그래서 진짜 중요한 육수 레시피 비법같은 건 특허를 안 냄.
몰래 따라해도 잡을 방법이 없고, 1%만 비율이 달라져도 다른 것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임.
(간주의 번역어와 유의어에 대해서도 나중에 말씀을 드리겠음)
욕쟁이할매 국밥집 취재 가서 할머니 육수 비밀이 뭐예요 하면
어디 카메라만 처들고 꽁으로 알아낼려고 염병 씨병이여 후딱 앉아서 주문이나 해! 하고서는
'잘 처먹었냐? 우리집 대대로 내려오는 비밀인께 잘 들어 우리 영감이 송아지때부터 새벽부터 허리고꾸라져가며 키운 소 양지만 팍팍 삶은겨'
이게 proprietary에 가까움
(실전에선 '독자적인' '저희 브랜드만의' 정도가 법적으로 안 걸리고 무난함)
마지막으로 monopoly는 광범위한 경제학 용어에 가까움
국가에 의한 담배 독점이나, 규모의 경제로 인한 자연독점이 여기 속함
exclusive를 독점 판매한다고 번역할 수도 있는데, 고객님이 조금이라도 법적으로 덜 얽히시게 번역해드리는 편이 좋을 것 같음.
특허는 인위적으로 법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자연독점이 불가능한) 방법을 특허권자만 실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임.
법으로 만든 몇십년 단기독점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음.
이 글은 법률번역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고, 법률은 건드릴 생각이 없고 소소하게 호떡이나 굽고 싶은데
법률이 쌀밥에 돌처럼 끼어와서 죽을 맛인 분(혹은 돌인줄 모르고 씹어드시는 분)들을 위한 것임.
공부한지 오래돼서 틀린 부분 있을 수 있으니 지적 환영합니다.
저러니까 국가한테 버림받아서 자영업자나 하고 있지 하고 불쌍히 여겨주세요.
안타깝게도 자기판단을 딱딱 하셔서
내가 이것에 손을 댔다가는 고객의 재산도 내 일자리도 박살나겠구나 깨달음을 얻고 빨리 포기하시는 분은 매우 드물다.
애초에 전문분야랄 것이 딱히 없는데, 법률 단어당 단가가 비싸다니 해볼까 하는 정도의 생각인 것임.
공부를 할 생각은 없음.
게다가 이런 분들은 또 '자연스러운 문장'에 대한 이상한 집착이 있는데
이 자연스러움이 본인 머릿속 빈도가 기준임.
수능 문제도 다수결로 정하는 세상에 다시 태어나셔야 함.
지적재산권을 예시로 들어보겠음.
exclusive
proprietary
patent pending
patented
monopoly
이것들 중 법적으로 의미가 있는 단어는 2개
특히 법적으로 의미가 확연히 크고 유지비용도 많이 드는 단어는 1개임
2개(3개?)는 광고문구에 가깝고, 나머지 하나는 경제학 용어임
자연스러움에 대한 기묘한 집착이 있으면서 법률번역을 하겠다는 주장을 꺾지 않으시는 분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저 여러 단어를 독점, 전매특허, 특허출원중 등으로 섞어서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자연스럽게 번역하심
상표 말씀부터 드려야겠음
한국은 상표 출원주의를 택하고, 미국에서는 사용주의를 택함
한국에서는 일단 먼저 등록하면 임자임
이게 행정상으론 편함
근데 뽀로로 꼬꼬면 따위를 먼저 침 발라버리는 도둑놈들이 생기는 것임.
3CE가 쓰리컨셉아이즈에서 사명을 바꾼 것도, 글로벌 진출을 하려고 보니 골때리게도 중국에서 출원이 이루어져서임.
반면 미국에서는 유의미한 사용이 입증된 후에야 실 사용자만 상표등록이 가능함.
그냥 등록할 수 없고 내가 이 상표를 쓰던 증거(예: 간판 사진, 명함, 구글 등록 이력, 소셜미디어)를 제출해야 함.
도둑놈을 막을 수 있는 반면 행정상 귀찮아지고, 선의의 이중 사용자가 생길 수 있음.
상표등록이 진행 중이거나, 그냥 사용중인 건 TM(™)
사용을 인정받고 미국특허청에 등록까지 한 건 R(®)
티파니앤코의 한글/로마자 상표권 표시가 다른 것은 그때문임.
한국어/영어가 아니고 한글/로마자라고 한 것을 눈여겨 보셔야 함.
Return to Tiffany®은 로마자로 상표등록이 되었다는 뜻임. (한글 리턴투티파니와는 법적으로 다른 존재임)


상표는 저렇고
특허를 출원한다는 건 특허청에 여말이요 제가 획기적인 발명을 했습니다 하고 관아에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임.
영어로는 filing이라고 함.
(출원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합의하였으니, 파일이라고 편하게 번역하시면 안됨)
'특허출원중'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임.
https://www.kipo.go.kr/easy/pc/model.html
반면 '특허 취득' '특허 등록' '특허받은' 등등은 특허출원중의 10분의 1 정도임.
사실 특허가 효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법의 독창성이 인정되었다는 뜻임.
굳이 따지자면, 나 특허 주쇼 하고 신청서만 내놓은 것보다는, 독창성이 인정된 편이 낫긴 함.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 머릿속에는 압도적으로 특허출원중이 많이 입력돼 있음.
그래서 기껏 공들여 patented 상태를 만들어 놨더니, 번역가가 자기 머릿속에는 이게 더 많이 입력돼 있으니 자연스럽다고 우기며, 고객의 특허권을 무시하고 특허출원중(patent pending)으로 번역해 놓음.
고객님의 재산에 해를 끼치는 일임.
대부분의 exclusive는 '여기만 있고 딴 데 가면 없어요 빨리빨리 사가세요' 정도의 뜻인데
나중에 어겨도 법적 제재는 안 받음.
트래블(면세점) 익스클루시브라 해놓고 재고 남아서 그냥 일반 매장에서 팔아도 뭐라 안 함.
전형적인 별 뜻 없는 광고문구임.
다만 명백히 특허와 엮인 권리인 non-exclusive는 통상실시권으로 번역함.
proprietary는 '우리 집에서만 판다'는 뜻인데 exclusive나 patented와는 뜻이 다름
특허등록이 완료되고 내용이 공개되면, 다른 사람이 대가를 적절히 지불하고 자기 상품 만드는 데 쓸 수 있음.
(그래서 patent를 '전매'특허라고 번역하면 안 됨)
그래서 진짜 중요한 육수 레시피 비법같은 건 특허를 안 냄.
몰래 따라해도 잡을 방법이 없고, 1%만 비율이 달라져도 다른 것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임.
(간주의 번역어와 유의어에 대해서도 나중에 말씀을 드리겠음)
욕쟁이할매 국밥집 취재 가서 할머니 육수 비밀이 뭐예요 하면
어디 카메라만 처들고 꽁으로 알아낼려고 염병 씨병이여 후딱 앉아서 주문이나 해! 하고서는
'잘 처먹었냐? 우리집 대대로 내려오는 비밀인께 잘 들어 우리 영감이 송아지때부터 새벽부터 허리고꾸라져가며 키운 소 양지만 팍팍 삶은겨'
이게 proprietary에 가까움
(실전에선 '독자적인' '저희 브랜드만의' 정도가 법적으로 안 걸리고 무난함)
마지막으로 monopoly는 광범위한 경제학 용어에 가까움
국가에 의한 담배 독점이나, 규모의 경제로 인한 자연독점이 여기 속함
exclusive를 독점 판매한다고 번역할 수도 있는데, 고객님이 조금이라도 법적으로 덜 얽히시게 번역해드리는 편이 좋을 것 같음.
특허는 인위적으로 법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자연독점이 불가능한) 방법을 특허권자만 실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임.
법으로 만든 몇십년 단기독점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음.
이 글은 법률번역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고, 법률은 건드릴 생각이 없고 소소하게 호떡이나 굽고 싶은데
법률이 쌀밥에 돌처럼 끼어와서 죽을 맛인 분(혹은 돌인줄 모르고 씹어드시는 분)들을 위한 것임.
공부한지 오래돼서 틀린 부분 있을 수 있으니 지적 환영합니다.
저러니까 국가한테 버림받아서 자영업자나 하고 있지 하고 불쌍히 여겨주세요.








전체 0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하세요.
CAT툴
ㆍ
임윤
ㆍ
2023.04.04
ㆍ
추천
61
ㆍ
조회
2307
일본어 번역 현실 알려드림 (7)
광역차단의 길
ㆍ
임윤
ㆍ
2023.11.21
ㆍ
추천
23
ㆍ
조회
680
트라도스 메모장 탈출 예제 (3)
CAT툴
ㆍ
임윤
ㆍ
2023.11.10
ㆍ
추천
16
ㆍ
조회
411
광역차단의 길
ㆍ
임윤
ㆍ
2023.11.06
ㆍ
추천
23
ㆍ
조회
695
팁
ㆍ
임윤
ㆍ
2023.10.29
ㆍ
추천
22
ㆍ
조회
626
광역차단의 길
ㆍ
임윤
ㆍ
2023.10.25
ㆍ
추천
35
ㆍ
조회
632
광역차단의 길
ㆍ
임윤
ㆍ
2023.10.22
ㆍ
추천
29
ㆍ
조회
529
팁
ㆍ
임윤
ㆍ
2023.10.02
ㆍ
추천
16
ㆍ
조회
672
팁
ㆍ
임윤
ㆍ
2023.09.26
ㆍ
추천
8
ㆍ
조회
378
임윤
ㆍ
2023.09.16
ㆍ
추천
33
ㆍ
조회
1121
팁
ㆍ
임윤
ㆍ
2023.09.10
ㆍ
추천
23
ㆍ
조회
548
광역차단의 길
ㆍ
임윤
ㆍ
2023.09.08
ㆍ
추천
27
ㆍ
조회
1754
광역차단의 길
ㆍ
임윤
ㆍ
2023.09.04
ㆍ
추천
23
ㆍ
조회
925
팁
ㆍ
임윤
ㆍ
2023.09.01
ㆍ
추천
22
ㆍ
조회
488
광역차단의 길
ㆍ
임윤
ㆍ
2023.08.30
ㆍ
추천
22
ㆍ
조회
611
CAT툴
ㆍ
임윤
ㆍ
2023.08.21
ㆍ
추천
31
ㆍ
조회
755
광역차단의 길
ㆍ
임윤
ㆍ
2023.08.16
ㆍ
추천
42
ㆍ
조회
1212
팁
ㆍ
임윤
ㆍ
2023.08.07
ㆍ
추천
27
ㆍ
조회
656
광역차단의 길
ㆍ
임윤
ㆍ
2023.08.01
ㆍ
추천
34
ㆍ
조회
1236
팁
ㆍ
임윤
ㆍ
2023.07.24
ㆍ
추천
24
ㆍ
조회
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