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링귀스트의 추억
팁
작성자
임윤
작성일
2024-07-28 14:54
조회
951
랭귀지 리드, 리드 링귀스트(LL)
이력 초반에 들어오면, 딱 한번만 해보시는 것 추천
아마 시작 전에 직무가 이럴 거다 얘기는 해줄 텐데
실제로는 맡은 업무만 절대 하지 않음
*여기 나온 번역은 모두 수백 건의 빅데이터를 근거로 적당히 비슷하게 버무린 생성형 휴먼의 예시임
뭐든지 주시는 대로 감사하게 받던 시절 게임 프로젝트에 번역가로 투입되어 어버버 하고 있는데
너 이제부터 리뷰어 겸 LL이라는 것임
설명한 직무: 번역가와 고객사의 의사소통을 돕는 역할
실제로 한 것: 아 됐고 나야 쟤야
LL이 뭔지 검색해보고 어 이거 일만 많아지고 돈은 똑같이 주는 관리직 비슷한 거 아니야?했는데 대강 맞았음
그때까지는 내가 다른 사람의 번역을 대량으로 볼 일이 없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하방이 튼튼하다'는 것과
내가 과로사를 했으면 했지, 굶어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어렴풋이 느낌
특정 단어는 자세히 말할 수 없는데, 게이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과하게 번역하는 자들이 있었음
말이 좋아서 과하게 번역한다는 거지, 그냥 뜻을 모름...
(레벨을 단계라고 번역한다거나)
이때 처음으로 아 됐고 나야 쟤야를 시전하다가, 결국 번역회사가 쟤를 자름.
플레이스홀더를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잘못 처리해서 게임이 실행이 안 됐던 사건이 계기
(바꿔 말하면, 이 정도 아니면 그냥 데리고 가야 할 정도로 사람을 구하기 어려웠음)
기능이 작동 안 하는 시점에서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는데
그 와중에도 소프트웨어 실행은 되게 번역한
다른 번역가의 어감, 자연스러움, 표현력, 문장력, 번역투 탓을 하고 있었음
남의 장사 망쳐놓고 정말 어디서 배워처먹은 버릇인지 모르겠음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대사에서도 독창적인 해석을 고수함
예: (레벨업 시 대사로 추정) 오. 힘이 넘치는데? -> 파워업을 축적할 시간이 왔답니다!
진짜 백번 양보해서 맥락이 애매하면 그럴 수도 있음
그런데 맥락이 이미 levelup_statement 같은 변수로 나와 있음(방금 비슷하게 만들어낸 예시임)
변수를 왜 봐야 되는지 몰라서, 안 본 것임
여기서 LL이 뭘 해야 하냐면
번역가 1이 멀쩡히 번역함 -> 번역가 2가 개악을 해놓음 -> 1과 2의 역번역을 만들어서 왜 2를 제거해야 게임이 제때 출시될 수 있는지 영어로 설명
왜 이렇게 번역했냐고 맥락을 정확히 아는 고객사가 하도 어이없어서 물어보면
나름 원문 power 하나를 놓고 몇십 줄 되는 독창적인 해석을 해냄..(방금 비슷하게 만들어낸 예시임)
보통 그 해석을 들으면 고객사가 쟤 없애고 니가 다 하라고 함
이것 때문에 초기 수입이 눈덩이처럼 불어남
그걸 몇번 보고 나니, 그 뒤로 내 객관적인 잘못에 변명을 안 하게 되었음
웬만한 오류는 귀찮아서 LL들이 스스로 고치는데(LL과 리뷰어는 다른 직군이라고 이상적인 주장을 하지는 말아주시라)
정말 도저히 안될 것 같은 경우에만 역번역과 영어 설명을 만들어서 고객사에 말한다는 것을 내가 해보고 깨달았던 것임
본인이 그 밑바닥이라면 본인이 밑바닥이라 생각지 않으니 믿기 어렵겠고
본인은 먹고 살 만은 해도 밑바닥을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기 어렵겠지만(다들 나 정도는 할 거라고 생각함...)
그런 식으로 하방을 튼튼하게 깔아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음
골목식당에 나왔던 수많은 위생상태 엉망인 집들 보고 조작 아니냐고 하던 시청자들이 많은데
반쯤은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이었을 것임
작가의 상상력도 한계가 있고, 몇년 묵은 기름때를 어디서 며칠만에 만들어낼 수도 없잖음
당연히 같은 시간에 컨트롤엔터 치면 더 많이 벌 수 있긴 한데
이력 초반에 한번은 꼭 해보시길 바람
공개적으로는 말하기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돈 주고도 얻기 어려운 경험임(일단 아무나 시켜주는 것도 아닌 것 같음)
번역회사가 사람 조용히 자른다고 했는데
그 조용히 자르는 일을 내 손으로 직접 해볼 수 있음
몇십 줄이나 되는 창의적인 해석을 보면, 답장할 기운을 잃어서 Thank you 한마디 하고 조용히 자를 수밖에 없음...
지하 아래 맨틀 있다고, 그 사람들도 나름 걸러서 들어왔다는 점을 잊지 않으시길 바람
*사실 LL이 하는 일은 이것만이 아님. 고객사의 '왜 태그 뒤에 띄어쓰기를 랜덤하게 안 했냐' 같은 질문에 한국엔 조사라고 전치사랑 비슷한 애가 있는데 한국어 문법상 붙여 쓴다 같은 말을 영어로 해야 함. 당연히 이것만이... 일이 아님...
*산업번역 가이드 13쪽에 아주 간단히 리드 링귀스트가 언급되긴 하니 참조
이력 초반에 들어오면, 딱 한번만 해보시는 것 추천
아마 시작 전에 직무가 이럴 거다 얘기는 해줄 텐데
실제로는 맡은 업무만 절대 하지 않음
*여기 나온 번역은 모두 수백 건의 빅데이터를 근거로 적당히 비슷하게 버무린 생성형 휴먼의 예시임
뭐든지 주시는 대로 감사하게 받던 시절 게임 프로젝트에 번역가로 투입되어 어버버 하고 있는데
너 이제부터 리뷰어 겸 LL이라는 것임
설명한 직무: 번역가와 고객사의 의사소통을 돕는 역할
실제로 한 것: 아 됐고 나야 쟤야
LL이 뭔지 검색해보고 어 이거 일만 많아지고 돈은 똑같이 주는 관리직 비슷한 거 아니야?했는데 대강 맞았음
그때까지는 내가 다른 사람의 번역을 대량으로 볼 일이 없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하방이 튼튼하다'는 것과
내가 과로사를 했으면 했지, 굶어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어렴풋이 느낌
특정 단어는 자세히 말할 수 없는데, 게이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과하게 번역하는 자들이 있었음
말이 좋아서 과하게 번역한다는 거지, 그냥 뜻을 모름...
(레벨을 단계라고 번역한다거나)
이때 처음으로 아 됐고 나야 쟤야를 시전하다가, 결국 번역회사가 쟤를 자름.
플레이스홀더를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잘못 처리해서 게임이 실행이 안 됐던 사건이 계기
(바꿔 말하면, 이 정도 아니면 그냥 데리고 가야 할 정도로 사람을 구하기 어려웠음)
기능이 작동 안 하는 시점에서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는데
그 와중에도 소프트웨어 실행은 되게 번역한
다른 번역가의 어감, 자연스러움, 표현력, 문장력, 번역투 탓을 하고 있었음
남의 장사 망쳐놓고 정말 어디서 배워처먹은 버릇인지 모르겠음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대사에서도 독창적인 해석을 고수함
예: (레벨업 시 대사로 추정) 오. 힘이 넘치는데? -> 파워업을 축적할 시간이 왔답니다!
진짜 백번 양보해서 맥락이 애매하면 그럴 수도 있음
그런데 맥락이 이미 levelup_statement 같은 변수로 나와 있음(방금 비슷하게 만들어낸 예시임)
변수를 왜 봐야 되는지 몰라서, 안 본 것임
여기서 LL이 뭘 해야 하냐면
번역가 1이 멀쩡히 번역함 -> 번역가 2가 개악을 해놓음 -> 1과 2의 역번역을 만들어서 왜 2를 제거해야 게임이 제때 출시될 수 있는지 영어로 설명
왜 이렇게 번역했냐고 맥락을 정확히 아는 고객사가 하도 어이없어서 물어보면
나름 원문 power 하나를 놓고 몇십 줄 되는 독창적인 해석을 해냄..(방금 비슷하게 만들어낸 예시임)
보통 그 해석을 들으면 고객사가 쟤 없애고 니가 다 하라고 함
이것 때문에 초기 수입이 눈덩이처럼 불어남
그걸 몇번 보고 나니, 그 뒤로 내 객관적인 잘못에 변명을 안 하게 되었음
웬만한 오류는 귀찮아서 LL들이 스스로 고치는데(LL과 리뷰어는 다른 직군이라고 이상적인 주장을 하지는 말아주시라)
정말 도저히 안될 것 같은 경우에만 역번역과 영어 설명을 만들어서 고객사에 말한다는 것을 내가 해보고 깨달았던 것임
본인이 그 밑바닥이라면 본인이 밑바닥이라 생각지 않으니 믿기 어렵겠고
본인은 먹고 살 만은 해도 밑바닥을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기 어렵겠지만(다들 나 정도는 할 거라고 생각함...)
그런 식으로 하방을 튼튼하게 깔아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음
골목식당에 나왔던 수많은 위생상태 엉망인 집들 보고 조작 아니냐고 하던 시청자들이 많은데
반쯤은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이었을 것임
작가의 상상력도 한계가 있고, 몇년 묵은 기름때를 어디서 며칠만에 만들어낼 수도 없잖음
당연히 같은 시간에 컨트롤엔터 치면 더 많이 벌 수 있긴 한데
이력 초반에 한번은 꼭 해보시길 바람
공개적으로는 말하기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돈 주고도 얻기 어려운 경험임(일단 아무나 시켜주는 것도 아닌 것 같음)
번역회사가 사람 조용히 자른다고 했는데
그 조용히 자르는 일을 내 손으로 직접 해볼 수 있음
몇십 줄이나 되는 창의적인 해석을 보면, 답장할 기운을 잃어서 Thank you 한마디 하고 조용히 자를 수밖에 없음...
지하 아래 맨틀 있다고, 그 사람들도 나름 걸러서 들어왔다는 점을 잊지 않으시길 바람
*사실 LL이 하는 일은 이것만이 아님. 고객사의 '왜 태그 뒤에 띄어쓰기를 랜덤하게 안 했냐' 같은 질문에 한국엔 조사라고 전치사랑 비슷한 애가 있는데 한국어 문법상 붙여 쓴다 같은 말을 영어로 해야 함. 당연히 이것만이... 일이 아님...
*산업번역 가이드 13쪽에 아주 간단히 리드 링귀스트가 언급되긴 하니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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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시 대사로 추정) 오. 힘이 넘치는데? -> 파워업을 축적할 시간이 왔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일하다가 현웃터졌네요.
과제로 "왜 웃긴지 영어로 설명하시오." 같은 게 딸려오는 것이 LL입죠.
파워업 축적을 보고 미친듯이 웃었는데 왜 눈물이 날까요...^_ㅠ
저는 아직 초창기인데요.. TM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회사에서 LL 제안 받았는데 그만 겁이 나서 거절했었습니다...
해보시면 기계번역은 사람을 갈아만든 것이라는 진실을 아셨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