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엔진 최적화는 목 안 좋은 가게를 삽으로 떠서 옮겨버리는 기술임
- 아마존 상품 MTPE를 추천하는 이유
- 잡기와 잡기와 잡기가 더해지면 의외로 경쟁력이 있다
- 배워두면 다 언젠가는 써먹는다
전 지금 책이랑 애를 같이 세상에 내놔야 하기 때문에 안 하는 것
의도한 건 아닌데 우연찮게 아마존 MTPE가 또 풀린 것 같아서
다른 일 바쁘지 않은 이상 웬만하면 무조건 하시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원일 씨와 홍석천 씨가 출연하는 채널인데
맛도 있고 모든 것이 완벽한데 목이 안 좋은 가게가 나옵니다
(덧붙여, 연 1억 5천 매출이 나오는데 사장 본인이 남는 게 없는 흔한 상황까지...)
검색엔진 최적화는 "자리를 삽으로 떠서 옮겨버리는" 사기적인 기술이고
방법이 어려운 게 아니라 실행하기 매우 매우 매우 귀찮으며
기술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적용된 겉모습이 매우 드럽습니다
위쪽은 아시다시피 아마존
아래쪽은 Rae Morris라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내놓은 브러시 세트입니다.
아마존이라는 오픈마켓 특성을 모르고, 본인 눈에 아래처럼 '예쁘고 깔끔한' 번역을 했다가는
고객님 장사 망치게 할 수 있습니다
아래 번역은 Rae Morris 공식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가져온 것인데요
맥락이라는 게 대단한 게 아닙니다
저 제품을 구매하려는 자가 어떤 여정을 거쳤는가?
저 페이지를 보고 있는 사람은 이미 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누군지 알고
판매하는 상품 종류도 무엇인지 대강 압니다
특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 특정 웹사이트 -> 특정 상품 페이지
이런 식으로 탐색이 진행됩니다
따라서 제품명을 드럽게 쓸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아마존같은 오픈마켓은 고객 여정이 좀 다릅니다
아 요새 얼굴이 좀 칙칙한 거 같은데(라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함)
-> 다른 물건 사려고 아마존에 들어감
-> 랜덤한 화장품 광고를 봄
-> 발라서 해결이 되려나?
-> 잘 생각해 보니 기초 화장품으로는 안 되겠고, 컨실러 같은 걸 발라서 일시적으로 때우는 게 낫겠다
-> 컨실러 검색함
-> 연관검색으로 컨실러 브러시도 딸려나옴
-> 그러고 보니 잘 바르려면 브러시도 있어야 하는데
-> 브러시 세트 클릭함
애초에 오픈마켓 알고리즘 자체가 특정 상품에 집중하지 못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물건 하나를 검색하면 그것만 딱 나오는 게 아니라, 같이 쓰면 좋은 제품이나 대체재가 같이 나오게 되어 있어요
염화칼슘을 검색하면 실리카겔, 제습기, 곰팡이 제거용 락스가 같이 나오는 게 우연이 아닙니다.
다시 아마존 제품명을 보시면, 왜 이렇게 제목이 더럽게 설계되어 있는지 이해가 가실 겁니다
(사실 가격과 품질을 보면 프로페셔널 제품은 절대 아니긴 한데)
파운데이션, 컨실러, 파우더 검색하는 사람한테도 얻어 걸려야겠고,
그냥 저렴한 브러시 세트 찾는 사람한테도 물건 팔아야겠고,
나름대로 여행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케이스도 있으니 제품 특성 나타내도록 해야겠고
여행 용품으로 검색도 되었으면 좋겠으며
브러시 키트를 검색하는 사람, 브러시 세트를 검색하는 사람도 다 잡아야겠고
여튼 다 먹고 살려고 저렇게 한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틀리지 않습니다
예쁘고 깔끔한 것 좋은데, 굶어서 관짝 들어가면 다 소용 없죠
이런 걸 한국어로 목적에 맞게 번역하려면
원문에는 없는 유사어도 적당히 넣어야 합니다
저라면 이 제품을 번역할 때, 브러쉬, 브러시, 파운데이션, 파데, 아이섀도, 아이섀도우, 여행, 트래블 등등을 다 넣겠습니다
고객이 일단 먹고 살아야죠. 기술 모르는 사람 눈에 깔끔하지 못하든가 말든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1페이지에 있는 더러운 상품명 놔두고,
10페이지에 있는 깔끔한 상품명을 찾아서 클릭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검색엔진 최적화는, 10페이지에 있는 목 나쁜 가게를 1페이지로 삽으로 떠다 옮기는 기술입니다
아마존에서 구르면서 상품 몇천개 번역하고 나면 저 사기적인 기술이 손가락에 익으니, 해 보시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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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해서, 아마존에서 익힌 기술에 잡기를 몇 개 좀더 끼얹으면 구글 검색엔진 최적화도 가능합니다
당연히 각 잡기는 별것이 아닌데요
대학 모집요강으로 예를 들면
국영수+탐구 4과목 입결과, 국영+탐구 2과목 입결은 비교가 불가능한 것과 비슷합니다
아마존 SEO는 텍스트만으로 승부를 보아야 하는데
구글은 보안 갖춘 안전한 사이트 구축 + 적절한 html/css + 적절한 관련어 등등이 들어가야 검색 결과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결국 비슷한 경쟁업체와의 상대평가라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이유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막론하고
모든 업체들은 '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을 여럿한테 맡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 기준도 생각보다 높지 않고, '그냥 굴러가기만 하면' 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죠 저를 보세요
검색으로 키워드를 한땀한땀 찾아낸 다음, 적절한 입술 볼따구 눈썹 이미지를 찾고
페이지에 설명과 함께 적당히 버무리면 순위가 개선이 되겠지요?
(...)
지금 순위는 잘 나온 걸 보면 구글과 소통은 잘 되었는데, 내용 자체는 아마존 페이지처럼 비슷한 단어가 다닥다닥 박힌 것 같기는 합니다.
당연히 정성을 더 들이면 개선이 되는데, 의뢰하신 분이 랭킹 잘 뜬다고 만족하시면 일단은 된 거죠...
일부 번역가들이 상황 생각 안 하고 '문장력'을 운운하는데
듣기엔 참 좋아 보이지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라는 걸 생각 안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출판시장으로 가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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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업에 들어간 잡기는 대략
웹사이트 구축+이미지 편집+페이지 디자인+번역(이 경우에는 영어 처음부터 작성)
하여튼 어른들이 '배워두면 다 쓸 데가 있다'고 하시는데 틀린 말이 아닌 것입니다
단독으로는 뭐 하나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으니 이렇게 잡기를 조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순수하게 번역으로 먹고 살려면 도서 번역으로 가는 게 맞는데
-업데이트가 매우 느림(대부분의 책이 1쇄 찍고 맙니다)
-출판시장 자체가 산업번역에 비해 돈이 많이 오가지 않음(일부 대박치는 책이 있다는 말과 상충하지 않습니다)
-진짜 문장력으로 승부해야 함
이런 문제 때문에 저는 업데이트 많은 시장에서 각종 잡기를 조합하여 생계를 이어가기로 한 것입니다.
그 잡기 중 하나가 검색엔진 최적화니, 이번 기회에 아마존 MTPE 원문을 보면서
'삽 떠서 자리 옮기는 원문'을 질리게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마침 환율도 괜찮아서 번역 단가도 그리 나쁘지 않은데다
예전 정체불명의 웹툴에 비해 Phrase는 사용하기 괜찮은 도구입니다.
서버 주소와 credential을 가져올 수 있으면, PC용 Phrase에서 작업할 수도 있고
이중언어 파일 다운로드도 가능할 수 있으니 해보시는 것 권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