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글 겸 애매한 후기

오랜만에 글을 남기네요. 사실 ‘내인생을 바꾼~’ 이벤트를 위해 글을 쓸까 생각도 했었는데,

마침 그동안 너무 바빠서 (번역일뿐 아니라 여러 일이…) 시기가 한참 지나버렸습니다.

개인적인 후기…. 정도로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한산번 가입하신 분들 중에.. 아마 ‘학창시절 영어성적’이 가장 안 좋았을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하게… 암기를 못해서… 입니다.

같은 이치로 한국에서 시행되는 대부분 시험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겠지요.

게다가 저는 고졸이라 ‘최소 학사 이상만 지원해주세요~’하는 대형에이전시에는 입구에서 빠꾸당하는 잔챙이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영한번역가’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한산번에 가입, 번역가로서 일을 시작하기를 도전한 이유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번역가로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엥.. 영어성적도 안 좋았다며… 뭔 자신감이지..?’ 당연한 의문점입니다.

 

영어성적이나 학력, 희귀한 전문분야보다는, 한산번 3대 진리를 지킬 (+지키려 노력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오역과 누락 없이, 연락이 잘 되는, 파일을 열 줄 아는’ 번역가가 귀하다고 몇 년째 임윤님께서 노래를 부르고 계시지요.

매주 스트리밍을 보아도 떡밥과 요리재료만 다르지 항상 결론은 저것입니다.

‘3대 진리를 지킨다면, 당신은 산업번역가가 되어 돈을 벌 수 있다!’

 

가입 후 이력서가 갓 완성되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트라도스를 두어번 연습해 본 상태였고, 완성된 이력서는 아주 썰렁했습니다.

하루에 열 곳씩 이력서를 돌리려 해도 학사 이상 지원<에 눈물 쏟으며 빠꾸하기 일쑤였죠.

(현재 한산번 가입 1년 하고도 6개월… 돌린 이력서는 100개나 될까요.. 😉

 

그러다 저를 프로즈에서 발견한 한 인도 에이전시가 'ㅎㅇ 우리 MTPE할건데 하실?' 이라는 연락을 해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는데, 중국, 인도 등의 에이전시들에서 MTPE와 MT 학습용 번역일을 잔뜩 뿌리던 때였습니다.

인터넷에서 무작위로 끌어온 글 중에는 19금 사이트 멘트들도 있었지만 저는 토를 참으며 밤을 새워 하루에 만자를 번역했습니다.

19금 멘트를 참은 제가 갸륵했던 모양인지

몇 달 후 PM이 ‘진짜 귀한 클라이언트의 일인데 너한테 부탁하는 거니까 꼭 신경 써서 잘 해줘!’ 하며 일을 맡겨왔습니다.

이 일을 잘 해내어서 자리를 잡았… 다면 좋았겠지만,

정신이 다른데에 가 있었던 건지 시원하게 말아먹고 연락 끊겼습니다.

(사과 백번하고 돈도 안-못- 받았습니다…. 당연한 결과)

 

 

그렇게 차가운 프리랜서 세계의 현실을 알았고,

한산번 3대 진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대가리의 베이스를 바꿔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샌가부터 저는 자본주의 법칙을 체득하기 위해 임윤님의 블로그를 역주행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_-;….

이젠 비공개된 글이 많지만 몇 년 전만 해도 한산번 가입 안 하고도 주워 먹을 열매들이 아주 많았던 곳이죠.

 

저는 몸이 좋지 않아 장시간 일을 하면 효율이 떨어졌습니다.

이틀 밤새워 일하고 한 달을 앓아눕는 극악의 체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시간당 벌이가 좋은 일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짱구를 굴리던 중…. 어릴 적(? 그렇게 어리진 않았지만 아무튼)

제가 술집에서 일하며 ㅂ ㅏ둑ol, 바 ㅋ ㅏzr.. 등등의 카드게임을 손님들에게 배운 적이 있었던 기억이 갑자기 스쳤습니다.

-_- 네.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체력 떨어지네요.. 아무튼, 그렇게 나름의 분야를 찾았고, 3대 진리를 지키려고 노력하며 살아남고 있습니다.

 

 

1... 오역 누락 없이

-> 완벽하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지만 지적 오면 0.1초 만에 미안하다고 빌고 고쳐드립니다

 

2...연락 잘되고

-> 구독좋아요알람은 안 해도 메일 알람은 무조건합니다. 2분만 지나도 답장 늦어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새벽에도 문제없음. 예민충이어서 진동 울리면 바로 깨서 답장 가능.

 

3...파일 열 줄 아는

-> 아,, 이 부분은 진짜 가입 전에는 이게 불가능한 사람이 있는지 상상하지 못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무튼, 저는 그냥 평생 해온 오타쿠질 덕분에 컴퓨터 활용 부분은 대충 해결했습니다.

 

딱히 그렇게 돈을 많~이 벌고 있지는 않지만,

실패와 학습을 거쳐 산업번역가로 살아남(?)게 된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싶었는데 조금 피곤하네요…

글도 너무 길고. 아무튼 제가 포럼에 바보 같은 글 예전에 몇 개 썼었는데

이렇게 마치 대단한 성공한 듯한 ㅋㅋ 후기 글을 남기니 웃기기도 하고…

그런데도 아 한산번 커리큘럼이 이런 애도 먹고살게 하는구나~ 홍보하고 싶어서 올리는 글입니다.

글 보고 계신 분들 모두.. 이 험한 세상(?)에서.. 좋은 밥벌이 찾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그랬듯이요.

 
ABC 미미리 미미리 · 2022-05-30 21:57 · 조회 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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