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이력서로 합격하는 법

작성자
임윤
작성일
2024-03-10 02:15
조회
645
뭔가 잘 안 풀릴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 도움이 됩니다. (끝까지 읽으시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력서를 쓰는 목적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희 이력서 양식이 이거 없으면 죽는 필수재 같은 건 아니고
10년 정도 굴러보니 실무자들이 보는 게 이거고, 그 중에서도 먼저 보는 게 있더라 하는 걸 모아놓은 겁니다
회사가 원하는 점만 갖추면, 대강 써도 합격합니다.

 

제가 아는 개발자가 있는데요.

"컴공 졸업 예정 개발자. 스타트업 취업 원함. 000-0000-0000"

포스트잇에 이렇게만 써서 붙였는데, 바로 어떤 자가 심봤다 하고 줏어갔다고 합니다.
이후 먹튀도 당하고 삽질도 하고 험난한 인생체험 끝에
나름 투자도 받고, 지금은 회사가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모양입니다.

그 포스트잇을 써붙인 자가 현 무급가족종사자인데요.....

- 모든 스타트업은 인력난에 시달립니다. 당시 헬로월드랑 프린트만 쓸줄 알아도 납치하려 할 작정이었다는데,
- 무급가족종사자는 모든 스탯을 코딩에 몰빵까지 했습니다

- 면접이고 뭐시기고 정장이란 게 있긴 있는데 포스트잇 주워간 대표 결혼식, 본인 결혼식에 딱 하루 한번씩 입었습니다

 

포스트잇 이력서는 스탯을 코딩에 극단적으로 몰빵한 자라 가능한 겁니다
대부분의 애매한 잡캐는 잡기로 때워야 합니다

이력서에 뭘 더하고, 뭘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번역회사가 공포스러워할만한 요소를 하나씩 없애고
이 번역회사가 나한테 일을 줄 수 있게 만드는 요소를 더하면 서류탈락은 면합니다.

학교 공부란 건 '사회 구성원으로 기능하려면 최소한 이건 알아둬라'하는 걸 정리해 놓은 겁니다.
그런데 자영업월드에 발을 내딛으면 거의 모든 것이 암묵지로 구성돼 있고
아무도 그걸 하나하나 알려주지 않습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라서 정리해 알려줘도,
암묵지가 현실로 변환되면 그게 기출이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답을 알면서 암묵지를 내밀고, 답을 적절하게 못하면 '걸러내는' 용도로 씁니다

걸러내는 수단 중 하나가, 관사 단복수일치 대소문자인데요
이력서 영문 첨삭 단가가 단순 한영번역 단가보다 비싼 이유가 있습니다
약 5~10배 정도 비쌉니다

게다가, 이력서 첨삭 시장에서는 오히려 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 구매자를 선별하는 일이 더 많습니다
(*이 동네 암묵지 안 따르고 불가리스 같은 자 이력서를 보자마자 환불 안하고 성실히 고쳐보려고 노력한 제가 백번천번 잘못했다 이겁니다)

또한 가격이 고무줄 같다는 점도 언급했는데
구매자 상태가 안 좋으면 가격을 더 받습니다

만약 연구비 삭감당한 이공계 기술자고, 탈조를 꿈꾸며 영문이력서 작성업체를 찾으시면
아마 탈조후기를 업체에 제공하는 대가로 생각보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이력서를 완성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는 제공하지도 않는 각종 추가 서비스까지 무료로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예: 제가 건너건너 아는 미국 교수님이 한국인 대학원생을 한번 들여보고서는 계속 한국인만 뽑으려 하는데... 관심 있으심?)
대학이 수능 성적우수 장학금을 지급하여 하향지원을 유도하는 것과 동일한, 서로 손해볼 것 없는 장사입니다.

버튼여사같은 무경력자가 같은 서비스를 신청하면 약속된 답변을 받을 겁니다
죄송하지만 저희 업체와 맞지 않으신 것 같다
https://blog.naver.com/immune114/222884005261

영문 이력서 작성 대행업체 검색하시면 상당히 많이 나올 텐데요
먼저 상담 및 견적들 받아보시거나,
그 돈도 아까우면 그냥 번역업체에 뿌리고, 답장 안 오거든 현실 직시하시는 것 권합니다
방구석에서 돈 벌려면, 너무 상식적이어서 사전에 설명해도 본인이 겪어보지 않으면
'누가 그걸 몰라?'라는 말이나 듣는 잡기가 아주 많이 필요합니다
기술 질문이나,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이 그렇습니다

앞서 뭔가 안 풀리면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다니던 직장 있으시면 꼭 붙어 계시고(본인 생각보다 훨씬 좋은 곳일 수 있음)
인터넷 부업 역시 '부가가치가 생산되는 활동'이 뭔지 판단이 안 되시면, 번역시장 들어와서 광역차단 받지 말고 월급 받으시는 게 낫습니다.
ITSITS양파타르트양파타르트미미리미미리번역으로지옥탈출번역으로지옥탈출김첨지김첨지민트색민트색고니고니다정한별다정한별뚜뚜뚜뚜blueundineblueundine행자행자으악새으악새HailieHailie랭랭랭랭나뭇잎나뭇잎호미호미enableenableagehaageha힁허케힁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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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시렵니까? (이 글은 성문기초영문법의 문법을 정확하게 구사하시는 분께 적합합니다) 오늘은 전문분야 없는 분, 전문분야가 확실히 있긴 한데 뭔가 맨날 내가 모르는 게 나온다 하는 분을 위한 책을 추천드리겠습니다. 산업번역은 본질상 온갖 학문이 다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패션 웹사이트 번역하는데 갑자기 웹 비콘이니 쿠키니 GDPR이니 알 수 없는 것이 나오고 자동차 번역하는데 ERM이니 CRM이니 VRM이니 하는 정체불명의 것들이 나옵니다. 검색하느라 시간 잡아먹고, 내가 아는 것이 아는 것인지 의심스럽고, 시간당 효율은 더럽게 안 나옵니다. 제가 찾아낸 해결책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1. "XX학개론/원론"을 읽는다. 2. 1번을 할 시간도 능력도 없으니 "비전공자를 위한 XX"을 읽는다. 제가 1번과 2번을 다 해본 결과 2번만 겉핥기로 공부 + 그때그때 검색으로 때우기가 가장 시간당 효율이 좋았습니다. 귀여운(?) 표지와는 달리 내용이 매우 깊습니다. 컴퓨터의 기본 원리부터 시작하여 개인정보 추적까지 이렇게 심오한 내용을 지루하지 않게 라떼는 말이여 껄껄껄 하면서 풀어내는 분이 누구신가 봤더니, .... 어라? 이름이 뭔가 익숙해. 바로 Hello World의 아버지였던 것입니다. 컴퓨터를 켜고 끌 줄만 알지, 요즘 나오는 클라우드니 확장성이니 유연성이니 탄력성이니 컴퓨터 비슷한 내용이 조금만 나오면 효율이 한도끝도 없이 떨어진다, 내 주력 분야는 컴퓨터도 아닌데 저런 정체불명의 것들이 끊임없이 나와서 괴롭다..... "1일 1로그 100일 완성 IT지식" 한권으로 대강 해결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3회독 중입니다) Yes24에서 구매 알라딘에서 구매 *링크를 통해 구매하시면 저에게 적립금이 지급됩니다 그러면 매일매일...
임윤 2023.05.12 추천 62 조회 2105
세줄요약 최종 클라이언트: 더 많은 일! 더 빨리! 더 싸게! 번역회사: 셋 중에 둘만 고르십쇼 고인물 번역가: (이미 과로사) 영어 https://www.trados.com/download/translation-technology-insights-2023-report/21529/ 한국어 https://www.trados.com/kr/download/translation-technology-insights-2023-report/215294/ 이 보고서의 저작권은 RWS에 있습니다. 1. 번역 기술 인사이트 소개 및... 소개가 늦은 이유 번역 기술 인사이트(Translation Technology Insights)는 2016년, 2020년, 2023년 RWS에서 발간한 업계 동향 보고서입니다. 사실 이 보고서를 꼭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한 시점부터 두 달 가까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올해의 25%가 지나가기 전에 좀 무리해서라도 빨리 쌔워야겠습니다. 원래 인간이란 마감일과 즉각적인 불이익이 없으면 무언가를 하지 않는 생물이니 두 달이 미뤄진 건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삽에 커스텀 몇번 붙였다 떼었다 하고 보니 업계 15년차가 넘은 저는 달력에 끄적여놓은 TTI 요약하기 과제를 바라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항상 의지는 있었으나 당장 마감이 급한 번역일 하느라 시간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자료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읽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니 꼭 전문을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2. 조사대상과 고인물 번역가의 관점 보고서의 조사대상은 기업, 번역회사, 번역가입니다. 이 웹사이트에 방문하실 분들은 번역가 혹은 번역가 지망생일 가능성이 높고, 저 역시 번역가 집단에 가장 많이 속하므로 고인물 번역가 관점에서 보고서의 흥미로운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업과 번역회사는 매출로 보나 단어수 기준으로 보나 명백히 일이 늘어났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온라인상의 일부 번역가는 기계번역 때문에 자기 일이 줄어들어(이하생략) 같은 얘기를 합니다. 저와 제 주변...
임윤 2023.03.29 추천 41 조회 1987
별 팁은 아니지만 한 분이라도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일하기 싫다'는 마음이 든다고 해서 내가 잘못됐다, 게으르다, 글러먹은 인간이다 이런 생각을 하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왜냐면 인간은 원래 노동을 하기 싫도록 설계된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노동을 남에게 전가하기 위해 저지른 짓으로는 대강 전쟁, 노예제, 신분제 등이 있습니다. 저는  전쟁을 일으킬 만큼 부지런하지 못하니 기술을 쓰겠습니다. 일은 어차피 하기 싫으니까 일을 시작하기까지의 단계를 최대한 짧게 설정할 것입니다. 트라도스 옵션 - 편집기 - 시작에서 '이전에 편집한 문서를 자동으로 다시 열기'를 선택합니다. 프로젝트 목록에서 골라서 파일을 더블클릭하는 지난한 과정이 생략되고 작업 중이던 파일이 바로 열립니다. 이것으로 충분한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그렇지 않았습니다. 컴퓨터 전원을 누르면 트라도스가 실행되어 있게 만들어 봅시다. 윈도우+R을 눌러 실행 창을 열고 shell:startup을 입력합니다. 시작 프로그램 폴더가 열립니다. 여기에 트라도스 2022 바로가기를 넣습니다. 재부팅하시면 트라도스가 알아서 켜져서 작업하던 파일을 띄워놓고 커서가 껌뻑대고 있을 겁니다. 참고로 메모큐나 웹 CAT툴 바로가기도 넣을 수 있습니다. 덜 괴롭게 노동하시길 바랍니다.  
임윤 2023.03.16 추천 42 조회 2060
산업번역혁명 대원 여러분들, 안녕하십니까. 저는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번역일 지옥입니다. 저만 혼자 죽을 수는 없지요. 주택시장, 노동시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원론, 기본이 중요한 시대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바로 수요와 공급 이론이지요. 연휴는 단기적으로 번역 수요는 넘쳐나는데 공급자가 적은 시기입니다. 기업들은 연휴를 맞아 매출을 올리려고 온갖 광고를 뿌려대고 홍보 행사를 엽니다. 이때 남들 논다고 같이 놀면 정말로 영원히 놀게 됩니다. 어차피 프리랜서 번역가는 남들 눈에는 백수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굳이 남들한테 소득 알려봤자 영끌하다 망한 자에게 돈 빌려달라는 소리나 듣고, 부모님이 아시면 더 안 좋은 일이 일어나니 정성을 들여 백수 코스프레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산업번역가는 번역 실력 자체가 떨어지더라도 각종 잡기로 연명할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가용성을 높이는 방법, 다시 말해 연락을 잘 하는 것입니다. 남들 놀 때 일한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 모자란 번역실력을 때우는 것이지요. 한 번이라도 연락했던 번역 에이전시가 있습니까? 샘플테스트에 떨어진 에이전시라도 이번에는 밑져야 본전이니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단, 장렬하게 망한 뒤 실력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면 이 방법 자체를 시도하지 마시고, 공부하십시오). 번역 에이전시 대표 메일 및 개별 PM 이메일을 모두 정리합니다. bcc(숨은 참조)에 이 이메일을 모두 넣습니다. 숨은 참조로 이메일을 전송하면 수신자가 자신 이외의 다른 수신자의 이메일을 알 수 없습니다. 제목은 항상 용건을 요약해야 합니다. Hello 같은 것만 쓰시면 스팸함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I...
임윤 2022.12.22 추천 25 조회 2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