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사이트 글 재업) 한국 번역회사 생존기 5 - 나를 샘플 테스트에 붙여줄 띄어쓰기 법칙

안녕하세요, 한국 번역회사를 다니며 프로 야근러로 전직한 대원입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서, 알아두면 샘플 테스트에서 탈락할 확률을 대폭 줄여드릴 띄어쓰기 법칙을 들고 왔습니다.


팝콘을 챙겨오신 대원님 몇 분을 위해 제 근황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여전히 장인 정신을 담당하는 고갱님은 "이 느낌이 아니야! 다시! 다시!"를 외치는 가운데, 금요일 밤에 급행 번역 건을 급행 번역료를 안 주면서 보내오거나 하는 빻은 짓을 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라면 그냥 조용히 급행 번역료를 요구하겠지만, 회사가 호구라서 따지지도 못하고 있어 걍 개로워하면서 구르는 소소한 일상을 이어나가고 있습죠.

pm은 그 일 때문에 주말 근무하였고 그것이 저의 미래가 될 것 같네요.


하하 DOMANG각이다. 하지만 겆이같은 고갱님과 부대껴가며 어떻게든 1년은 버텨서 경력을 쌓고 실업 급여를 타고 말 것이예요.

월급을 루팡할 수 없다면 간식을 루팡하면서 말이죠! 다들 그런 마음으로 출근하자마자 간식을 루팡해가는 것이겠죠!(아님)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맞춤법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제법 지킵니다만 띄어쓰기는 봐도 모르겠고 공부를 해봐도 역시나 어렵더라고요.


같은 단어라도 품사에 따라서 띄어쓰고 붙여쓰고가 다른데, 품사가 뭔데요? 하지 않으면 다행이고(한국인은 한국어보다 영어 품사를 더 잘 알지요.) 이 단어가 그 품사였어? 싶은 것도 있으며, 심지어 띄어쓰기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도 몇 있어 일일이 외워야 하는 난관이 ^q^...


대원 여러분도 한번 스스로 띄어쓰기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좌절한 뒤 저와 함께 '내가 띄어쓰기파개자라니!'하며 드러누워보아요. 참고로 아래 설명문과 예시는 이해하기 쉽도록 적당히 수정했습니다.




※ 띄어쓰기 법칙


1. 조사는 붙여 쓰는 것이예요. 근데 조사가 뭐냐고요?


예) 마춤뻡파개자이다, 띄어쓰기파개자입니다, 대원님부터, 나까지, 너마저, 여름이만큼, 마음대로, 대장님, 나, 왕젠린처럼, 거지같이, 많이, 사람마다, 누구보다, 빻기보다, 돈밖에
주의: 거지 같은 (여기서 '같은'은 형용사라서 띄어씁니다. 헷갈리기 시작하지요?)
왜 나는 모니터 밖에 있는 것이지, 그 밖에 (여기서 '밖에'는 명사라서 띄어씁니다.)



2. 의존 명사는 띄어 쓰는 것이예요. 의존 명사는 이렇게 생긴 애들입니다.


예) 납품 , 가능한  빨리 쳐내세요, 입금 독촉할  pm에게 메일을 보냈다


예) 서울과 대구 
주의: 모녀에, 3초 (관계나 시간을 나타내는 접미사는 붙여씁니다.)


예) 손댈 가 없는 번역이다
주의: 야이 오류가 있는 그냥 지나가냐 ([-ㄴ데]: 동사 어미라서 붙여씁니다.)


예) 실미 유치원 다닌  이제 2년
주의: pm에게 메일을 해야할 어떨 모르겠습니다 ([-ㄴ지/-ㄹ지]: 얘도 동사 어미라서 붙여씁니다.)


예) 나는 이제 할 만큼 했다
주의: 그만큼 고쳤으면 됐지 (얘는 명사 뒤에 붙는 조사입니다. 조사는 붙여쓰는 것이예요.)


예) 소리나는 대로 적는다
주의: 네 마음대로만 하려고 (얘도 명사 뒤에 붙는 조사입니다. 조사는 붙여쓰는 것이예요.)


예) 무려 세 달 에 입금되었다
주의: 왜 나 가지고 그래 (얘도 조사라서 붙여씁니다.)


3. 단위 명사는 띄어씁니다. 다만, 순서를 나타내거나 숫자와 함께 쓸 경우 붙여 쓸 수 있습니다.
예) 한 번, 두 개, 세 마리, 바지 네 벌, 다섯 살
제일회 노래자랑, 2개, 3테라, 4페이지, 대학교 오학년


4. 접사는 붙여씁니다.
예) 1장, 3자, 가운데, 겨울, 밤중, 백 대, 년, 번 (접두사)
탱커, 스킬, 선착, 모녀, 사실, 인터넷, 시간 (접미사)
주의: 서울과 대구 , 행성  (대상과 대상 사이를 뜻하는 의존 명사라서 띄어 써야합니다.)
도로 , 지구  (추상적 공간이 아닌 실제 위쪽을 뜻하는 의존 명사라서 띄어 써야 합니다.)


5. 일부 명사 뒤에 붙는 접미사 '하다' '되다' '받다' '당하다' '드리다' '지다' 등은 붙여 씁니다. 왠지 외래어랑은 띄어 써야 할 것 같은데 아니래요.
예) 드래그하다, 업데이트되다, 제공받다, 상속받다, 팽당하다, 부탁드리다, 감사드리다, 그늘지다


6. 두 말을 이어주거나 열거할 때 쓰이는 말은 띄어씁니다.
예) 대장님  대원님들, 사장  사원, 열 내지 스물, 트라도스  메모큐, 트라도스 또는 메모큐, 맞춤법과 띄어쓰기 


7.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다 띄어져 있으면 띄어쓰기 빌런이 다녀간 것 같고 이상하니까 붙여쓴대요. 이해는 안 되지만 그냥 하라는 대로 합니다.
예) 좀더 큰것, 이말 저말, 한잎 두잎
주의: 이때, 그때, 이곳, 저곳 등은 각각 한 단어로 굳어졌으므로 항상 붙여씁니다.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예외 사항) 기준은 표준 국어사전에 등재가 됐는지 안 됐는지입니다. 역시 이해는 안 되지만 그냥 하라는 대로 합니다.


8. 보조 용언(예: 보다+주다=>보여 주다)은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합니다. 리뷰어가 니 띄어쓰기 틀렸다고 하면 이걸 들이미세요.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예외 사항222)


원칙: 방법을 보여 주다, 빻아가며 알아 내다, 불이 꺼져 가다먹어 보다
허용: 방법을 보여주다, 빻아가며 알아내다, 불이 꺼져가다먹어보다
주의: 사전에 오른 복합 동사는 항상 붙여 쓴다. (도와주다, 찾아보다, 살펴보다, 물어보다, 들어가다)



어떠십니까 바닥이 따따하니 누워있기 좋지 않읍니까? 흑흑...
어렵습니다만 이 정도만 숙지하고 있어도 샘플 테스트에서 떨어지는 것을 크게 방지할 수 있으며, 이상한 리뷰어가 띄어쓰기 틀렸다고 해도 반박을 할지 말지 각을 세울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니까 같이 공부해요. orz


머 이런걸 가지고 어렵다그래 ㅇㅅaㅇ 이런 대원님도 있으시겠지만, 저처럼 띄어쓰기탈트붕괴로 멘탈이 함께 붕괴된 대원님들 계시다면 졔송합니다. 그래도 어렵다면 워드 파일로 저장해뒀다가 버녁할 때 옆에 켜두거나 리뷰어한테 따질 때 켜보거나 하는 식으로 이용을 하시면 죠을 것 같습니다.


다음번엔 띄어쓰기보다 비교적 쉬운 마춤뻡과 헷갈려서 자주 틀리는 표현 가지고 오겠습니다. 오늘 뒷목잡고 누워있느라 수고 많으셨고요, 그럼 다음 생존기에서 보아요.

번역가 beyond beyond · 2019-04-10 10:11 · 조회 5121
전체 1

  • 2019-08-22 04:08

    Beyond님 정말 최고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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