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내 인생을 바꾼 한국산업번역교육 후기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제목이 떠오르지 않네요.. ㅠㅠㅠㅠㅠ 그래도 오늘 아니면 분명히 올리지 않고 까먹을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

 

 

작년 여름에 본격적으로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으니 소위 영업을 시작한지 10개월된 신입이라면 신입인 회원입니다.

신입이 아니라고 보실 수 있는 이유는 이력 기간이 워낙 길었습니다. 이력에 적을 만한 통번역 일을 시작한지는 꽤 오래되어서요. 하지만 본업이 따로 있는 상황이었고 이쪽 일을 할 계획도 없었기 때문에 지인의 소개로 일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다른 일을 하거나 공부를 했습니다. 남들이 일반적으로 다니는 기간보다 훨씬 오래 학교를 다녔거든요. 집에서 제 별명은 학위 수집가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학위를 따면서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냥 공부가 좋은 게 아니라 공부를 열심히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다고 세뇌 당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사실을…

그래서 공부를 끝내고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잠시 방황하다가 원래 이력을 살려서 번역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얼마 되지 않던 번역 일이 가르침을 성실히(?) 따라 한 달 동안 영업을 하고 샘플 테스트를 보고 나니, 계속해서 작은 일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작년 말부터 만 단어 단위 일감이 쌓이고 쌓여 지난 달에는 번역일 입금액이 드디어 1000만원을 넘었습니다. 도대체 한 달에 천 만원씩 어떻게 일을 하시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 어떤 SNS도 못할 정도로 바빠서 질문을 드리진 못했어요.

지금도 2만 단어짜리가 잡혀 있지만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만은 일을 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로.

 

사실 지금 지속적으로 거래하는 회사는 채 10곳이 안돼요. 가끔씩 일을 던져주는 회사는 몇 군데 더 있는 것 같지만 왠만한 오퍼 메일은 거절하고 있습니다.

대신 주로 일하는 분야가 서넛 되어서 큰 규모의 회사에서는 분야별로 여러 PM과 일하고 있습니다.

요율은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제 나름의 최저 요율의 두 배 이상 받는 곳도 꽤 있구요. 물론 단어당 최저 요율을 받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그곳의 일은 쉬워서 결국 시급으로 계산하면 별 차이는 없더라구요. 최저 요율 일도 종류에 따라 나쁘지 않다는 말씀을 언제나 실감하고 있습니다.

극한에 몰려서 시간당 1500단어 이상씩 울면서 작업하기도 하고 하루에 자는 시간 빼고는 내내 일하기도 하고, 가끔은 하루 종일 놀기도 하지만 6개월차부터는 어느 정도 고정적인 흐름이 생겼고 회사 내에서 저한테 고정으로 몰아주는 브랜드도 있어서 수입이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이번에는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 대규모 브랜드 언어 총괄을 맡게 되었어요. 경력과 면접이 맘에 들었다고 하는데 적극적인 영업이 없었더라면 얻을 수 없는 기회였겠죠.

 

사실 제가 한국산업번역교육으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은 거래처를 늘리고 PM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다년간의 노하우를 공개해 주신 덕분에 제가 직접 영업으로 거래 회사를 늘리고 나니, 만약 거래가 끊겨도 새로운 회사를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그 이후로는 일과 관련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저는 이력서 첨삭은 귀찮아서 받지 않았고 샘플 테스트도 급하게 봐서 첨삭 받은 게 손에 꼽고 홈페이지에 예시 텍스트도 2개인가 밖에 안 해봤어요… 아마도 잠수 회원인 줄 아셨겠죠… 하지만 덕분에 잘 자리잡고 회사의 귀중한 인력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목표는 빠른 한탕 후 은퇴해서 평생 놀고 먹는 건데 올해 추세를 보면 10년 안에 가능할 것 같아요. 하지만 돈맛을 본 이상 금방 은퇴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짜릿해 최고야 절대 질리지 않고 배신도 안해…

 

이벤트 제목이 ‘내 인생을 바꾼 한국산업번역교육’ 후기여서 뭐가 바뀌었나 고민해봐도 생활 패턴 자체는 그다지 바뀐 게 없더라구요. 교수님의 급한 심부름이 PM의 스카이프와 이메일이 되었을 뿐 컴퓨터 끼고 일하는 건 비슷합니다. 다만 제 통장 잔고가 바뀌었고 10년 후의 인생이 바뀔 것 같아요. 은퇴하는 날, 꼭 다시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번역가 먀먀 먀먀 · 2019-05-03 13:58 · 조회 4770
전체 14

  • 2019-05-03 14:28

    어머나 한 달에 천만원이 그냥 눈에 화아아악 꽂히네요. +_+ 이벤트 글 다른 거 올라오는 거 없나 기웃대던 참에 새로운 글이 올라와서 너무 반갑게 읽었습니다. 성공하셨네요. 만 단위 작업이 막 쌓이면 진짜 한 달에 천만원도 금방이겠네요. ㅎㅎㅎㅎ 저 같은 쪼렙 말고 진짜 자리 잡으신 분 글 읽고 나니 존경심과 더불어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 2019-05-03 14:50

    한 달에 천만원이 눈에 확 꽂힌 2인입니다 ㅎㅎㅎ 돈이 최고죠.. 늘 새롭고 짜릿한 그 맛.. 저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계시는군요+_+ ㅎㅎ 목표 이루시고 멋지게 은퇴 후기 남기시는 날을 기다리며 용기 얻고 갑니다!!


  • 2019-05-03 14:56

    읽고 댓글달러 내려왔는데 나만 그 부분이 눈에 들어온 게 아니었어 ㅋㅋㅋㅋㅋㅋㅋ 잘 읽었어요 윤님도 아니면서 괜시리 후기가 너무나 반갑네요


  • 2019-05-03 15:02

    다들 꽂힌부분이 같네요..반갑고 노하우 많이 풀어주세용~~


  • 2019-05-03 15:48

    월 천의 기운 받아갑니다! 멋있어요!


  • 2019-05-03 16:01

    이제 단가 낮은 거래처를 쳐내면서 몸값을 점점 올려가면 일이 늘지 않아도 수입이 늘어납니다 ㅎㅎ 일도 늘고 수입은 더 는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지만요.


  • 2019-05-03 16:03

    우왕 월천!
    먀먀님 기운 받아서 다른 대원들도 돈 마니 벌 수 있게 글 쫌 마니마니 써주세요.
    한탕 후 빠른 은퇴와 놀고먹는 삶의 목표 이루시길~ (내가 쓴 줄)


  • 2019-05-03 17:21

    이벤트 참여 감사드립니다!


  • 2019-05-03 17:41

    천마넌
    한달에
    저의 꿈의 수치입니다
    부럽읍니다 흙흙


  • 2019-05-03 18:48

    월천도 월천이지만, 브랜드 언어 총괄이라니.. 멋찌다.. !


  • 2019-05-04 00:03

    ㅎㅎ진짜 멋지네여 ㅎㅎ 브랜드 언어 총괄 ㅎㅎ 우와 ㅎ 엄청난 능력자신가봐요 ㅎ


  • 2019-05-05 03:16

    와 성지순례 다녀갑니다 저도 같은 포인트에 꽃혔네요+_+.. 멋지세요!!!bbb
    저는 앞으로 1년 이내 천 버는게 목표인데 헤헤>< 슨배님의 기운 받아갑니다!


  • 2019-05-08 18:32

    초초짜인 저는 브랜드 언어 총괄이라는 말도 첨 들어봐요. 멋지십니다. ^^ 주로 어떤 분야를 번역하시는지 급 궁금해지네요!!


  • 2019-05-10 02:29

    멋있어요... 월1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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