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적어보는 종북 뒷북 후기 겸 번역 근황

사실 자게 첫 글인데 근황이라니 웃깁니다..

저는 젊을 적에 인생을 스스로 슈퍼하드 모드로 설정한 탓에 무료로 임윤 님을 갉으며 산번혁에서 조금씩 몰래 성장한 인간인데요, 가입한 게 몇 년 전인데 세월이 격조하네예..(그간 게을렀다는 뜻)

지지난 주에 종북이 와서 고민하던 문제 해결을 위해 옆에 펼쳐두고 일하고 있...다가 결국 PM의 실수라는 것을 깨닫고 혼자 흐뭇해진 오늘이네요. 아 신나
에르메스북과 종북, 산번혁 검색 콜라보로 얻은 지식으로 해결한 뒤 납품할 때 '요러조러한 문제가 있었는데 내가 요렇게 조렇게 해결했다, 참고 부탁'하고 PM과 리뷰어에게 노티를 넣곤 하는데 요게 또 반응이 좋습니다. 후후

일본애들한테 박박 닦이다가 이쪽(특허)에 프리 번역가로 발을 담근 지 몇 달 안 됐는데 샘테마다 합격하고 리뷰마다 백 점이 뜨고(솔직히 까먹고 덜 수정한 거 있었는데..) 또 다른 데선 같이 일한 지 몇 건 만에 제 요율을 올려줄 거고, 이번에 자기네가 대형 번역회사에 영업을 할 건데(작은 벤더 회사들도 대형에 하청을 받을 때 분야별로 번역가 수십 뽑아서 테스트 봅니다) 그걸 리뷰하고 잘한 번역가를 골라달라고 부탁하네요. 물론 넉넉한 돈과 함께요.
일부러 난이도를 달리 해가며 함정을 넣은 걸 알아챈 번역가도 있고 아닌 번역가도 있어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시간을 겁나 들여 리뷰해야 했지만(아니 번역가 테스트인데 검토를 안 해..?)  그것도 진즉 끝나서 이제 맘 편히 적어봅니다. 돈이나 들어와라..

근데 맨날 눈팅이나 하던 애가 글을 왜 적고 있냐..사실 산번혁 찬미를 안 할 수가 없어서입니다.
도대체가 거절을 하는데도 주말도 없이 뒤지게 일해야 하는 탓(?)이 다 여기에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요, 사실 일하기 싫어서 글 쓰고 있는 겁니다. 저만 그런 거 아니잖아요...?

저는 원래 이력서 첨삭도 엉망, 샘플번역도 엉망, 분야 선택 똥망..이었으나 현업에서 추천을 받아 번역에 발을 들인 케이스입니다. 분야 선택을 잘하셔야 하는 게 저는 현업에 자신이 없어 다른 분야를 골랐다가 모든 게 괴로워졌거든요. 그러다 제게 가장 익숙하고 내가 그나마 잘하는 것(특허)으로 용기를 내서 방향을 틀었더니 일은 쉬워지고 칭찬이 쏟아지더라고요. 사실 이력서도 아직 안 돌렸고 연락 온 것만으로 테스트를 보고 거의 통과했는데, 산번혁에서 배운 자세 1)유료 툴 최대한 활용 2)번역 중 꼼꼼한 검색 3)번역 후 꼼꼼한 검토 4)빠른 대처와 자세한 노티 덕분입니다. 과거 헐랭이였던 제가 개과천선을 했거든요. 이게 다 누구 덕분인지는... 다들 아실 겁니다.

싫고 어려운 것들을 계속 도전하다 보면 점점 심신의 코스트가 적게 들고 아무렇지 않아집니다. 처음엔 이메일 답장 하나에도 시간이 걸리던 제가 이젠 순두부찌개 끓이고 불고기 볶으면서 손 물기 슥슥 닦고 파일 잘 받았다 언제까지 납품할게 이러고 있어요. CAT툴과 다른 번역 보조툴들에 여전히 겁을 먹지만 일본어가 됐든 영어가 됐든 챗지피티와 열심히 문의메일 써서 해결하고 배우고 해결하고 배우고 합니다.

아직 쪼렙이고 배울 거 리스트가 산더민데요..(트라도스는 무섭지만 널 내 시리처럼 만들어주겠어) 어제 열어본 트라도스 TM이 제법 괜찮아서 한번 헤벌쭉하고 5.8K여도 후다닥 끝낸 제 모습에 한번 더 헤벌쭉했습니다. 하지만 제겐 일요일까지 끝내야 할 10K가 또 남아있어서...뻘짓 그만하고 이번엔 Phrase 켜러 가보겠습니다.

결론: 나는 임윤 님과 산번혁의 모든 님들 덕분에 성장하여 원화+외화벌이 용사가 됨

부탁: 시간 관리/일정 관리/투잡 관리 비법 좀..

 

월요일부터 갑자기 추워진대요. 다들 독감 조심하세요- 아프면 돈 못 법니다..
번역가 은령 은령 · 2024-11-15 16:04 · 조회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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