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율을 '단어 당'에서 '시간 당'으로 바꾸는 게 추세인가요? 노골적인 착취인가요?

요즘 번역 요율을 '시간 당'으로 아예 바꾸거나 '단어 당'과 혼용하면서 무게 중심을 후자에서 전자로 옮기고  있는 게 부쩍 눈에 뜨입니다.

새로 접촉한 어떤 번역회사는 아예 " ~confirm an initial hourly rate~"라는 표현까지 쓰며 시간 당 요율을 노골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간 당 요율'이 마냥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겠죠? 그러나 소요 시간을 PM들이 멋대로 정하는 사례가 크게 늘 것 같아 우려가 큽니다.

얼마전 A사에서 REVIEW(REVISION) 건으로 '시간당 요율'을 내세우길래, 본인은 '단어 당 요율'로만 계약했다고 했더니 그렇게 바꿔주더군요.

문제는 번역료가 당초 24만원에서 41만원으로 70%나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착취를 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정당한 번역료의 불과 58%밖에 못 받을 뻔한 것이죠.

피를 말리는 일부 번역회사들의 이런 악행에 화가 치밉니다. 이런 상황에 공동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ABC 에드워드 킴 에드워드 킴 · 2021-06-21 21:14 · Views 4722
Total Reply 7

  • 2021-06-22 19:02

    안녕하세요, 에드워드 킴 님. 잘 지내고 계시나요?
    제가 적지 않은 번역가 및 번역가 지망생 분들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에드워드 킴 님의 시간당 생산성은 아주 높습니다.
    에드워드 킴 님의 생산성을 고려하면 당연히 부당하다 여기실 것이나, 대부분의 번역가는 오히려 시간당 가격 책정을 받는 편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공동 대처할 분들이 많이 없을 겁니다. 시간당 요율을 확인해 줄 것을 요청한, 새로 접촉하신 번역회사가 무조건 악랄한 곳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사실 revision/proofreading 작업 시 시간당 요율을 책정하는 번역 에이전시는 많습니다. 이 경우 번역 에이전시는 각 번역가의 생산성을 계산하여 생산성이 높은 사람에게 일을 몰아줍니다. 만약 시간당 생산성이 높고 일을 많이 받고 싶은 번역가라면 오히려 이 편을 선호할 것입니다. (물론, 시간당으로 받는다고 좋아하며 1시간에 100단어를 작업하는 등 태업에 가까운 행위를 하는 번역가에게는 다시 그 일이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에드워드 킴 님의 생산성이 뛰어나서 벌어진 일입니다. 또한 물량 및 총소득 측면에서 보았을 때 시간당 단가가 장기적으로 나쁜 선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어당 단가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시면 단어당 단가를 요청하시거나, 시간당 처리 단어 수에 원하는 단가를 곱하셔서 적절한 시간당 단가를 제시하시면 됩니다.
    또 어려움이 있으시거든 언제든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2021-06-27 10:38

    뭔가 착각을 하고 계신 듯 합니다. 번역사가 어떤 일을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을 번역 회사에 (정직하게) 말하면 그걸 감안해 돈을 주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일정 분량을 몇 시간 분이라고 자기들 멋대로 정한 뒤 돈을 주는 거죠. 제 사례의 경우, 일정 분량을 14시간 분이라고 못박고 번역하라고 한 것인데, 시간 당 단가를 적용해 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이 경우, 만약 제가 번역을 실제로 한 뒤 20시간이 걸렸으니, 거기에 해당하는 돈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고 번역 회사가 실제로 거기에 응한다면 제 말에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스템을 운영하는 번역 회사는 없을 텐데요?


    • 2021-06-27 12:50

      안녕하세요. 지나가다 한 말씀 드리자면...
      "그러나 이 같은 시스템을 운영하는 번역 회사는 없을 텐데요?" -------> 사실 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소요된 시간을 알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X시간으로 책정했는데 시간이 더 소요되었다면 추가할테니 알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말이 없더라도 저는 실제 작업 시간을 알려줬고, PM도 그에 따라 다 반영해 줬습니다.) 단, 저의 경우는 review나 LQA, 그리고 creative writing 기준이고요, translation으로 시간당 단가를 제안받은 적은 없어요.


    • 2021-06-28 12:51

      대부분이 말씀하신 방식으로 번역 에이전시를 운영합니다.
      리뷰를 시작하기도 전에 추산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이유는 자사 등록 번역가 평균 리뷰 소요시간을 미리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사 등록 번역가가 평균적으로 1시간에 800단어를 리뷰한다는 자료가 있으면, 리뷰 원문 단어수를 보고 추산 시간을 미리 알려주는 것입니다. 원문이 8000단어면 10시간으로요.
      당연히 생산성이 좋은 사람에게는 불리한 방식이나 대부분에게는 오히려 유리합니다. 또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작업시간은 자가 보고 방식이며 번역가는 자신의 진정한 생산량을 알릴 유인이 있습니다.
      말씀드렸듯 번역가가 지급 방식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단어당 비용 책정을 요구하시면 됩니다.


  • 2021-06-27 13:30

    그렇군요. 과문한 탓에. ㅎㅎ 거래를 튼 20곳 정도 회사엔 없습니다.


  • 2021-08-04 15:52

    어떤 회사에서는 무려 1,200단어를 1시간용으로 한다고 밝혔네요. 이것 참! 1,200x0.03=36USD나 되는데. 통상 1시간에 15~20달러로 책정하지 않나요?


  • 2021-08-06 00:45

    주거래 번역회사의 경우 시간 당 요율을 25달러(번역 제외)로 제시했더니 군말없이 받아들이네요. 물론 단어 당 요율도 병행합니다.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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