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당 0.02 USD?
안녕하세요
이제는 번린이를 벗어나야 하는 3년차 번린이입니다..
오랜만에 일찍 일을 끝내놓고 꿀같은 낮잠을 자던 중 중국의 H 회사 PM으로부터 스카이프를 받고 잠이 깼습니다.
이 업체로 말할 것 같으면 제대로 된 회사는 아닌 거 같고 번역 회사로부터 하청의 하청을 받는 것으로 짐작되는 회사로ㅠ '난 번역왕이 되겠어!'하자마자 Upwork에서 일을 맡겨 처음으로 일을 하게 해준 고마운(?) 회사입니다만...
PM이 트라도스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심지어 저한테 트라도스 아이디를 빌려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읍니다ㅠㅠ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다들 아시겠지만 일이 하도 없어서 3만 단어에 600달러라는 개똥밭도 신나게 굴렀습니다.
하지만 임윤님을 만나고 실미도 뗏목에 오르고 점차 수입이 늘어가며 저 회사는 아주 망해야 한다..라는 마음으로 가끔 100단어 미만의 짧은 일들만 해줬습니다.
왜 일을 계속 해주었냐고 물으신다면 정때문에..의리와 고마움때문에..?
오늘은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36K words project가 있다고 하길래 파일을 받았습니다.
딱히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정말 제너럴한 번역이었고 저는 콜을 외치고 그래서 얼마를 줄거니?라고 물었습니다.
돌아오는 답변은 20 USD per 1K words, okay? 였고 저는 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내가 다른데서 0.07 받고 일하는데 진짜 최소 0.04는 맞춰야 하는 거 아니니? 라고 응수했고..
이 친구는 제게 그래, 하지만 우리는 그 가격을 맞춰줄 수가 없어. 라고 대답했습니다.
갑자기 확 짜증이 치밀면서 그렇다면 그 가격에 해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 라고 보낸 후 스카이프에서 바로 연락처를 차단해버렸습니다...
그냥 어휴 노답..하고 무시하면 될걸 왜 포럼에 구구절절 적고 있냐면 우선은 몇 년 전의 저처럼 이제 막 번역일을 시작하시는 분들은 정말정말 일이 없어서 굶어죽겠다 하기 직전에만, 아니면 이력서에 한두줄 추가할 용도로만 저 가격에 일을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도 겁이 많아서 회사원 이상의 수입을 찍고도 '아..그 일 쳐내지 말걸, 그 가격이라도 해줄걸, 그 일도 할걸..'하는 찌질한 마음의 소유자기 때문에 저 회사와 꽤 오랫동안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한테 득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거든요.. 나처럼 자꾸 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저 회사가 망하지 않고 계속 일을 받는구나 라는 사실을요.
그리고 두번째로는 이 회사 손절한 게 잘한 일이라는 위로를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ㅠㅠㅠ 사실 저는 너무 찌질한 사람이라 나를 부려먹어야 하는 저샛기를 왜 진작에 차단하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 반 + 이렇게 일이 떠나가는구나 라는 마음 반이 공존하고 있어서 여러모로 복잡한 심정입니다..
제목에 쓴 것 처럼 단어당 0.02 USD는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이죠 여러분..?
이제 개똥밭을 탈출해서 다른 밭에서 굴러야하는 거겠죠?ㅠㅠㅠ
이제는 번린이를 벗어나야 하는 3년차 번린이입니다..
오랜만에 일찍 일을 끝내놓고 꿀같은 낮잠을 자던 중 중국의 H 회사 PM으로부터 스카이프를 받고 잠이 깼습니다.
이 업체로 말할 것 같으면 제대로 된 회사는 아닌 거 같고 번역 회사로부터 하청의 하청을 받는 것으로 짐작되는 회사로ㅠ '난 번역왕이 되겠어!'하자마자 Upwork에서 일을 맡겨 처음으로 일을 하게 해준 고마운(?) 회사입니다만...
PM이 트라도스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심지어 저한테 트라도스 아이디를 빌려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읍니다ㅠㅠ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다들 아시겠지만 일이 하도 없어서 3만 단어에 600달러라는 개똥밭도 신나게 굴렀습니다.
하지만 임윤님을 만나고 실미도 뗏목에 오르고 점차 수입이 늘어가며 저 회사는 아주 망해야 한다..라는 마음으로 가끔 100단어 미만의 짧은 일들만 해줬습니다.
왜 일을 계속 해주었냐고 물으신다면 정때문에..의리와 고마움때문에..?
오늘은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36K words project가 있다고 하길래 파일을 받았습니다.
딱히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정말 제너럴한 번역이었고 저는 콜을 외치고 그래서 얼마를 줄거니?라고 물었습니다.
돌아오는 답변은 20 USD per 1K words, okay? 였고 저는 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내가 다른데서 0.07 받고 일하는데 진짜 최소 0.04는 맞춰야 하는 거 아니니? 라고 응수했고..
이 친구는 제게 그래, 하지만 우리는 그 가격을 맞춰줄 수가 없어. 라고 대답했습니다.
갑자기 확 짜증이 치밀면서 그렇다면 그 가격에 해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 라고 보낸 후 스카이프에서 바로 연락처를 차단해버렸습니다...
그냥 어휴 노답..하고 무시하면 될걸 왜 포럼에 구구절절 적고 있냐면 우선은 몇 년 전의 저처럼 이제 막 번역일을 시작하시는 분들은 정말정말 일이 없어서 굶어죽겠다 하기 직전에만, 아니면 이력서에 한두줄 추가할 용도로만 저 가격에 일을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도 겁이 많아서 회사원 이상의 수입을 찍고도 '아..그 일 쳐내지 말걸, 그 가격이라도 해줄걸, 그 일도 할걸..'하는 찌질한 마음의 소유자기 때문에 저 회사와 꽤 오랫동안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한테 득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거든요.. 나처럼 자꾸 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저 회사가 망하지 않고 계속 일을 받는구나 라는 사실을요.
그리고 두번째로는 이 회사 손절한 게 잘한 일이라는 위로를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ㅠㅠㅠ 사실 저는 너무 찌질한 사람이라 나를 부려먹어야 하는 저샛기를 왜 진작에 차단하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 반 + 이렇게 일이 떠나가는구나 라는 마음 반이 공존하고 있어서 여러모로 복잡한 심정입니다..
제목에 쓴 것 처럼 단어당 0.02 USD는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이죠 여러분..?
이제 개똥밭을 탈출해서 다른 밭에서 굴러야하는 거겠죠?ㅠㅠㅠ
ABC
체르
·
2019-06-20 19:24
·
Views 5205
전체게시글 1,907
-
Date
2019.04.11 -
Date
2025.05.09 -
Date
2025.05.08 -
Date
2025.05.08 -
Date
2025.05.07 -
Date
2025.05.02 -
Date
2025.04.28 -
Date
2025.04.15 -
Date
2025.04.12
오늘 맨날 빅 볼륨이니 20원에 할래? 이런 쓰레기 일만 물어오던 에이전시가 왠일로 단가 40원에 샘플 테스트 하라는 제안을 보냈으나 받은 일이 많아서 거절하고 드러누웠던 1인으로써...(더 높은 단가 받는 곳이 있으면 이제 40원도 하찮아 보이는 부작용이...-_-) 1k에 20달러요? 이런 히밤바 새끼들이 아무리 인형 눈깔이지만 20원은 눈깔 절반 가격도 안 된다 이놈들아 같이 외쳐 주고 싶네요! 잘 자르셨어요. 쉴 때 쉬어야 단가 높은 일을 더 좋은 퀄리티로 해 줄 수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ㅠ 당장 조금 아쉬워도 더 좋은 일이 더 좋은 단가로 올 겁니다.
그렇죠? 0.07 받다가 갑자기 0.02 오퍼 받으니까 어..?어? 하다가도 찌질한 마인드가 고개를 내밀면서 그래도 일인데..임마! 하는 마음도 나오고 ㅠㅠ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하셨어요. 저는 일 없을 때 엄청난 볼륨의 작업을 제안 받았는데 토탈이 초라하길래 나누기 해봤더니 단어당 $0.018...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안 받았어요 ㅋㅋ 그 시간에 푹 쉬고 운동도 하는 게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앗 오늘 운동하고 온 ㄱ 어떻게 아시고..! 정말 충격적이죠 ㅠㅠㅠ 그게 먹힐거라고 생각한 게 정말..
0.02는 누가 봐도 정말 아니죠...그런데 실례지만 0.07로 어떤 번역 하시는 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0.07로 게임이랑 마케팅 번역하고 있습니다! 모든 에이전시에서 이렇게 받는 건 아니고, 몇 에이전시에서만 이렇게 받고 있어요 ㅎㅎ;
ㅋㅋㅋㅋ저샛기를 왜 진작에 차단하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 100%로 충전하시옵소서....
아이구 자고 일어났더니 그 마음으로 98% 충전됐습니다...ㅋㅋㅋㅋㅋ 나쁜샛기ㅠㅠㅠ
헐...저는 초반 일이 궁할 때 0.03짜리 빅볼륨을 받아서 해보고 왜 임윤님이 0.04는 받아야 한다고 하셨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는데, 프룹도 아니고 번역단가로 0.02라뇨...? =0=??? 차라리 그 시간에 이력서를 돌리거나 방바닥과 한몸되어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더 이롭겠어요. 잘 거절하셨씁니다!!!
그쵸 0.04가 왜 최저단가라고 하셨는지 알겠어요.. 얼른 일 마무리하고 침대와 한 몸 되러 가야겠습니다 ㅠㅠㅠ 댓글 감사합니다 ㅋㅋㅋ
저도 하청의 하청을 받기 때문에 좋은 단가를 줄 수 없다는 회사와 0.03USD per source word로 일해줬으나 이제는 거절하고 있어요.
이 가격으로 번역가 구하기 힘든 지 같은 프로젝트로 일해줄 사람을 애타게 찾는 이메일이 계속 오더라구요.
번역가들이 후려친 단가를 거절해야 번역가 등쳐먹는 회사가 사라질 겁니다. 거절 잘 하셨어요!
맞아요, 이런 일이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왜 이제야 깨달았는지 너무 멍청한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나쁜 회사들이 사라지길 바라며 강하게 밀고 나가려구요!!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헣 0.03으로 일하는 저는 0.07이 고저 부럽읍니다ㅠㅠ
앗 저도 모든 에이전시에서는 그렇게 일하고 있지 않습니다 ㅠㅠㅠ 0.03 받기도 하고 뭐 그래요 그 에이전시들이 고맙게도 저를 잘 봐준 것일 뿐입니다 ㅠㅠㅠ
회사원만큼 버신다니 무척 부럽사와요...일한지 얼마만에 그정도 수입이 되시던가요??
중소기업 회사원도 회사원인걸요... 저는 17년 2월부터 일을 시작했고 18년 1월부터 거래량이 많이 트였어요.. 지금은 햇수로 3년차라는걸 감안해주세요 8ㅅ8 대원님도 곧 돈길만 걸으시게 될거예요! (저도 돈길만 걷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