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신뢰에요’로 알아보는 괴상한 영어 안 쓰는 방법

작성자
임윤
작성일
2023-10-29 17:11
조회
1182


의심의 여지 없이 올해의 유행어.

I am신뢰에요

미국교포 호소인이라고 하는 사람의 영어치고는 참 특이한데요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쓰는 한국어는 이와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동사가 먼저 나가고,
조사도 잘 쓰지 않으며
빈도수가 높은(쉬운) 명사는 비교적 정확하게 구사합니다.

저 카톡 내용만 보면 희한하게도 가장 쉬운 품사인 명사 위주로 갈아끼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기들이 처음 모국어를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명사입니다.
외국어도 빈도수 높은 명사부터 배우고 시작하죠.

I am은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I trust you’를 한국어로 말하려 할 때 웬만해서는 나오기 어려운 표현입니다.

I am은 사실 ‘나는 ~ 이다’가 정확한데
전청조 씨는 ‘나는’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듯합니다.

초등학교 막 들어간 아기들이 이런 현상을 보입니다.
같이 노래 불러주고 여러 번 반복하면 보통은 3학년 때쯤 be동사를 ‘동사’라고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한국인이 상태(존재)와 동작을 구별 못하는 건 아니고,
한국어는 상태동사와 동작동사가 하필이면 똑같이 생겨서 외국어로 작문할 때 의식해서 써야만 합니다. 당연히 머릿속으론 알고 있을 성인도 ‘I am...’이 먼저 나온 뒤에 다른 동사로 정정하는 일이 많습니다.
똑같이 영어울렁증 있는 한국인 교수님들이 대학 지침에 따라 영어로 강의할 때 귀기울여 들으시면 저런 현상이 있을 겁니다.

만약 진짜 미국교포였다면 어떤 식으로든 trust 동사가 먼저 나갔을 것이고, you가 생략되는 일도 없었을 겁니다.

영어 원문이 I trust you였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I am 신뢰에요’에 흥미로운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trust 동사가 신뢰라는 명사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선생님이 외우라고 한 영어 단어를 외우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겁니다.

trust 정도면 중학생 필수 영단어에 들어갈 법한데
아마 영단어장에는 'trust = 신뢰하다(동), 신뢰(명)'라고 적혀 있었을 겁니다.
물론, 동사로도 명사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인데(자꾸 쌀로 밥 짓는 소리해서 죄송), 공부하기 귀찮은 친구들은 다 까먹고 ‘trust=신뢰’까지만 외웁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채점할 때는 정답으로 쳐주니까요.
(중요한 얘깁니다)

학교 선생님이 저걸 정답으로 채점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학교에서는 ‘이거라도 배워야 니가 사회의 잉여새끼는 안 된다’
‘이거라도 배워야 니가 대학교 수업을 알아들을 것이다’를 가르치는 거니까요.
이후 공부는 본인이 해야 합니다.
의무교육은 충분히 제 역할을 다했어요.

다시 I am 신뢰에요로 돌아와서...

아마 전청조 씨의 머릿속 한국어 원본은
‘믿어요’였을 겁니다.
이걸 그대로 영작(?)하려니 교포스럽지 않죠
나름대로 '나는 믿어요'로 변환한 뒤
자기가 아는 최대한의 영어적 요소를 끌어다 붙인 듯합니다.

그게 ‘I am’이었던 겁니다.
(신뢰에요는 영어적 요소를 넣으려다 실패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next time도 교포치고 참 신기한 게
I will visit/see you next time.
이렇게 next time이 뒤에 나와야 하거든요
정확히 한국어 자리에 들어갔습니다.

‘사람이 세 명이면 그 중에 내 스승이 있다’는 말은
이 사례에도 적용됩니다.

앞서 I am신뢰에요가 영어가 원어민인 사람들이 배운 한국어와 많이 동떨어져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가 ‘영어에 있는 품사를 활용하지 않고 한국어 품사가 이상한 방식으로 유지되어 있어서’라고도 말씀드렸고요
다시 말하면 ‘영어에 없는 한국어 품사를 의식해서 번역’하면 한국어가 간결해지고 이해하기 쉽다는 말도 되겠습니다.

제가 you 대신에 높임말을 쓰라(‘시’ 넣어서 번역)고 조언을 드리는 일이 많은데요
You need to configure the device.를 번역할 때
‘당신은 장치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보다는
‘장치를 설정하셔야 합니다’가 간결하면서 뜻도 그대로 이해된다는 겁니다.
높임말에는 청자와 화자를 명확히 분리하고, 청자를 높이는 기능이 있습니다.

you에 정확히 해당하는 한국어는 없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최근 10년간 입으로 ‘당신’을 소리내서 말해 보신 분 계신지...)
2인칭 단수명사라는 개념을 한국인이 모를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명사 ‘당신’을 쓰지 않을 뿐이죠.
‘You look good’을 ‘얼굴이 활짝 핏네’나 ‘때깔 좋다’로 표현하거나, ‘요새 밥 잘 묵고 다니나 보다’(...) 등으로 표현합니다.
한국어에서 겉보기에 생략된 주어가 누구인지 화자와 청자 모두 정확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조사를 의식적으로 활용하셔도 됩니다.
I have many unread books, too.를
‘또한, 나는 안 읽은 책이 많다.’보다는
‘나도 안 읽은 책이 많다’로 번역하면 원문 뜻은 그대로 전달되면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한국인이 영작할 때 관계대명사를 잘 쓰지 못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 관계대명사가 뭔지 모르시는 분은 아마 거의 없을 텐데요
‘작년에 책을 솔찬히 샀는데 안 읽었다’를 영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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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실 테니까 그냥 말씀드림

I bought many books last year, but I didn't read.
라고 하신 분 있나요?
작년에(last year) 책을(books) 솔찬히(many) 샀는데(bought, but) 안 읽었다(didn't read)

어쨌든 뜻은 다 들어가긴 했습니다만...

I bought many books last year, none of which has been read.

여기서 which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이메일 등으로 소통할 때 의식적으로 한국어에 없는 품사를 쓰면, 아 쟤가 영어의 문장성분을 잘 이해하고 있구나, 최소한 지가 받은 번역물에서 한국어에 없는 문장성분이라고 관사나 전치사를 빼놓고 번역하진 않겠구나 하는 늬낌을 줄 겁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요.

이메일에 관사 단복수일치 대소문자만 갖춰 써도 과락은 면하는데, 맨날 과락나면 안된다는 얘기도 하기 싫고, 과락이 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지겹습니다. 면과락은 알아서 해 주세요.

이력서/번역은 성실하게 첨삭 중입니다만, 답변이 늦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이 글로 첨삭 내용을 자세하게 보충해 드리려 한 것입니다. 다음번 이력서와 번역 수정하실 때 한국어에 없는 표현, 반대로 영어에 없는 표현을 머릿속에서 변환할 때 의식적으로 생각해 보시면 좋겠다 이것입니다.



I am 화장품이에요

잘 읽으셨으면 이번 기회에
20만원 상당의 병원 시술을 3만원대에 집에서 체험해보시는 기회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요새 결혼 예산도 시간도 딸려 장금이와 비교당할 운명을 목전에 두고
피부과도 못 다니고 있는데요
이걸로 잘 때우고 있습니다

한 박스 구매하실 때마다 정가 69000원 상당의 MTS도 함께 드린다는 점
두 박스 구매하시면 10% 할인 들어간다는 점

그래도 비싸시면 6개월 무이자 할부 가능하시다는 점
알아주시면 좋겠고

저 자가 뭔 약을 파는지 모르겠는데 뭘 믿고 사냐고 하시는 분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00% 환불해 드린다는 점도
알아주시면 좋겠다 요말입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immune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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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

  • 2023-11-23 02:15

    임윤님 많이 뒷북이긴 한데요(현생이 너무 바빴읍니다) 심지어 저 I am "신뢰에요"가 "실례예요"의 맞춤법 오류(...)라고 하더라고요ㅠㅠㅋ 당신 친구가 있는 자리에 내가 동석하는 건 결례인 것 같다, 뭐 그런 맥락이라고 합니다 역시 사람은 대체적으로 하나만 하지 않네요...ㅎ


    • 2023-11-23 15:55

      (뭐라 할 말이 없음)


불가리스가 2022년 10월 26일 트위터에서 대망의 첫 삽을 떴을 때 든 생각입니다. 이 가격으로 교육장사는 못 하겠다고요. 당시 제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 잘못은 없지만 사과하고 교육장사 계속하기 - 잘못이 없다는 걸 입증하고 교육장사 접기   잘못이 없다는 걸 입증하고 교육장사를 계속하면 되지 않겠냐고요? 이 무슨 따뜻한 냉면 같은 소린가요. 전자는 그냥 하기 싫었습니다. 할 필요도 없었고요. 잘못이 없는데 사과를 하면 잘못이 사실이 되잖아요. 게다가 제가 교육장사 외에도 시장에 내놓으면 팔리는 잡기가 번역 외에도 꽤 있는데 왜 그렇게 해야 하죠. 후자가 제가 택한 방법이고, 원래는 돈 받고 제공하던 내용을 그냥 공개했습니다. 질문답변 게시판도 유료 회원에게만 제공하던 것을 일반 비로그인도 볼 수 있게 공개하였고, 기존 자료실도 좀더 쉽게 내용을 보강해서 산업번역에 대해 어렴풋이만 알고 있는 불특정 다수가 이해할 만한 글을 나름 주기적으로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시리즈로 광역차단의 길을 연재했습니다. 덕택에 일본어 번망생이라 주장하던 자가 사실은 영어도 일본어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리게 되었어요. 공부와 초보자라는 특정 단어를 일본어 한자로 못 쓰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제가 뇌까지 들여다볼 능력이 있는 건 아닙니다), 나라 국(国)자는 확실히 간체자로 못 쓰는 자였다는 사실도 알리게 되었네요. 더불어 원래는 어떤 식으로 이력서와 번역 첨삭이 진행되는 건지도 공개하게 되었고요. 이 시리즈는 걱정하지 마세요. 의외로 앞으로 10년치는 볶아먹을 자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사건 1년 반......
광역차단의 길 임윤 2024.04.25 추천 17 조회 398
사실 3월 말에 쌔우려고 했는데 입덧이 닥쳐서 그냥 산송장처럼 있었습니다. 2023년 12월: 1월에 신혼여행 갈 예정이라 리뷰작업이 불가능할 듯하여 1달 연장을 미끼로 이력서 미리 제출을 요청드림 1월: 신혼여행 겸 땅따먹기 퀘스트 겸 상견례 2월: 밥 먹고 12월 업보 청산만 함 (빙산의 일각) 3월: 123주 일 잘하다가 4주차 입덧 와서 드눕 1, 2월도 일을 안한 건 아니긴 한데 3월 일한 것만 계산했습니다 3월치 일한 걸 입금받은 곳이 몇 군데 있어 실수령액으로 갈음했습니다(수수료가 약간 차감됩니다) D사 일본 회사라서 번역은 4엔, 리뷰는 2엔 받습니다 여기 꽂아드린 번역가님이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일을 잘 해주셔서 컨펌요정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감사를 표합니다 A사 R사 I사 V사 S사 대강 790만원 정도입니다 환율 버프가 있긴 합니다 참고 이런 것들이 몇십 개 있는데, 귀찮아서 뺐습니다 R사에 1월 6일, 3월 2일 작성한 인보이스입니다 1월 6일 작성한 것은 작년 12월 일한 금액, 3월 2일 작성한 것은 대강 2월 일한 금액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고 보니 일을 안한 것은 아니네요 스마트스토어 1분기 매출입니다 방구석에서 돈 벌기 체험 중입니다 번역으로 돈 버는 방법은 산업번역 가이드 PDF에 있습니다 * 새 회원가입은 안 받고 집에서 번역만 하겠습니다 시간대비 생산성도 좋지 않고, 불가리스 하나라도 나오면 태교에 심히 좋지 않다 하겠습니다 저도 새끼를 키울라니 수익성 중심으로 굴러야겄습니다
임윤 2024.04.23 추천 34 조회 604
사진 정보를 보니 2008년 7월 24일의 팔팔한 제가 찍은 것 같읍니다 후쿠시마 사태 전의 클린청정해역 같이 가시져 화질이 거석해서 보정할까 했는데 그냥 이것도 추억이려니 오사카 시내에서 2시간 정도 기차 타고 가면 됩니다 일본 토착신 대빵(저렴한 어휘 ㅈㅅ) 이세신궁, 도바 수족관 등의 볼거리도 있고 원재료빨 받은 밥이 맛있는 곳입니다 팔팔할 때 시간과 체력 갑부의 플렉스 청춘18 끊어서 각지를 돌아다닌 적도 있는데 개인적으론 일본 여행지 3선 중 하나로 꼽는 곳입니다 다른 두 곳은 오키나와, 홋카이도 오타루 날씨가 참 좋았읍니다 당시에는 500엔짜리 에키벤 먹어주는 게 필수였던 것입니다 예산 안에서 이익도 못 내지만 적자는 안 내면서 지역 특산물을 넣어 적당한 맛을 내던 미끼상품이라 당시에 저거 먹으러 돌아다니면서 단가 계산하고 리뷰하던 블로거들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이 동네 지역경제는 미키모토 할배가 캐리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당시 진주박물관 입구에 있던 작품입니다 진주섬은 다리를 건너서 가면 됩니다 사진은 다리 위에서 찍은 걸로 추정되는데 오른쪽에 보이는 건 진주섬이고 왼쪽에 보이는 건 크루즈 선착장입니다 진주왕 미키모토 할배가 또 반겨 주십니다. 당시 매 시간마다 해녀쑈를 했습니다 요로케 통통배를 타고 가서 요새는 같은 방식으로 물질을 하지는 않는데 관광객용으로 보여주시는 듯합니다 진주박물관답게 말도 안 되는 규모의 전시품들이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자유의 종을 본따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관광지 한정 외향인 발동) 와 이거 진짜 멋있네요 -> 옆에서 신나게 설명해주심 -> 잠깐... 저것도 진주...? 저 바닥도 진주조개 껍닥,...
광역차단의 길 임윤 2024.04.02 추천 26 조회 531
브로치 ‘카시’ 미키모토제, 1909년 무렵 오크(Oak, ‘카시’)의 잎사귀를 모티브로 하였으며 장신구 ‘오비도메’ 뒤의 금속 부분을 본래의 형태와 다르게 브로치로 바꾸어 만든 작품입니다. 잎사귀 한쪽 면에는 물방울처럼 천연 진주가 고정되어 있는데, 19세기 유럽의 주얼리에서 볼 수 있는 기교가 사용된 점이 몹시 흥미롭습니다. 작품 뒷면을 보면 미키모토의 브랜드 마크인 ‘카이M’과 ‘K15’ 각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가리스 선생님 번역입니다 브로치가 뭔지 알고,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잠재고객이 이해하지 못하면 상업적으로 가치가 없는 번역입니다 예전에 일본 식당에 간 적이 있는데요 한국어 메뉴가 이상했습니다 (육회가 윳케라고 적혀있는 식) 노포를 물려받은 아들은 자기가 하나라도 더 팔아보려고 번역을 맡긴 건데, 이 꼴인지 몰랐다고 했고 가난한 유학생이었던 저는 메뉴를 재번역해주고 공짜로 받아먹었습니다 한국인 현지화 버전 예시 회사 짤리고 영끌해 차린 카페가 망해갑니다 운 좋게 이름 모를 일본 아이돌이 들렀다 갔다며 바짝 핫플이 됩니다 물 들어올 때 임대료라도 건져야겠다 일본어 번역을 4년제 일문과 졸업자라고 주장하는 자에게 맡겼는데, 일본인들이 와서 주문하지도 못하고 고개만 갸우뚱대다 갑니다 아마 카이M 같은 번역 때문이지 않을까요 대체 카이M이 무엇일까요 힌트는 드렸습니다 해설은 다음 번에 올려드립니다
광역차단의 길 임윤 2024.04.01 추천 15 조회 614
요약: 다 그럴 만해서 그렇게 한 것임 소인배들이 나이 처먹으면서 꼰대가 되고 시야가 좁아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잘 이해가 안 가시면 저를 보세요 그걸 넘어서는 사람을 군자, 성인이라고 부르는데 안타깝게 백종원도 욕을 먹고, 가난하고 배 주린 자를 위해 이 땅에 내려온 예수도 안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타고난 그릇을 받아들이고 그냥 소인배로 삽니다 여태 유효고객이 어떤 분들인지 잘 말씀드리진 않았는데 저분들이 이룬 능력치지, 제 능력치로 이룬 성과가 아니고 경력만 찾는 시장에서 신입도 기회를 줘야 된다는 암묵지 못 읽는 제 멍청함 때문이었습니다 예전에 이렇게 생각했다는 거고 뭐 이런저런 일 겪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가난하고 배 주린 자한테 기회 줘봐야 보따리나 털리고, 뺏은 보따리에 든 거 없다고 까이기나 합니다 이해가 안 가시면 광역차단의 길 정주행 권고드리며 보따리 털어주고 까이는 멍청이는 저 하나로 끝나길 바랍니다 하인리히의 법칙이란 게 있는데요 대형사고가 나기 전 소형사고 29건, 자잘한 사고 300건이 발생한다는 통계입니다 불가리스급 잠재력이 있었으나 트위터에 떠벌리지는 않은 사람, 제가 환불 권유한 사람 숫자 고려하시면 대강 맞습니다     제가 전문가 자격증이 있는데요 -> 이력서 받아보니 의치한약수 제가 예전에 애들을 좀 가르쳤는데 -> 대학 출강 제가 예전에 납땜 좀 했는데 -> 연구직 제가 예전에 물건 좀 팔았는데 -> 임원 당연히 제가 이룬 성과도 아니라 제 자랑처럼 말씀드리기도 그렇고 개인정보 공개인거 같아서 말씀 못드렸는데 제가 없는 보따리 패대기들에게...
광역차단의 길 임윤 2024.03.26 추천 28 조회 1181
오늘의 드리고 싶은 말 요약: 그러니까 질문 많이 해주세요 저도 뭘 아는지 모릅니다 이제 인기 시리즈 광역차단의 길 덕택에 '관사 단복수일치 대소문자'를 제대로 못 쓴다는 게 뭔가 다들 아실텐데요 (대부분은 이걸 못 넘기고, 넘기면 준비된 인재) 이후 레벨업 방법론입니다 - 업계 고인물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암묵지를 학습해야 합니다 - 의외로 고인물은 살려달라는 뉴비에게 친절합니다 (곳간에서 인심 나고, 경쟁자로 보지 않아서) 아마 어느 분야에나 비슷하게 적용될 거 같습니다 제가 초기 몇 년간은 업무시간의 9할을 검색에 썼는데요 모두 번역과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 이건 대체 또 뭐임? (* 십몇년전 PO 처음 받아보고 한 소리) - 온라인 계정 라이선스 정책이 어떻게 되길래 이렇게 계정을 돌려씀? - 웹툴에서 자음과 모음이 뼈와 살이 분리되듯 분리되는데 어떻게 해야...? (***2024년에도 해결책 없음) - 왜 이 회사는 돈을 안 주지? (*인보이스도 안 보내고, 내쪽에서 아무것도 안 했음) - 단어수가 워드로 센 단어수랑 틀리다고 하는데 단어수 세는 로직이 어떻게 다른 것임? 그리고 (처음엔 신나게 걸러지다가) 연차가 올라가서 제가 인간 거름망이 되고 남을 거르는 입장이 되니 깨달았습니다 구구절절 안 알려주는 이유가 있었구나 - 친절하게 안 알려주고 암묵지를 거름망으로 놔두면 연락 잘 되고 파일 잘 여는 사람들을 건져올릴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짐 - 번역회사 등록 시 본인 입금수단을 안(못) 적는 사람 -> 아직 한 번도 입금을 받아본 적이 없음 -> 손 많이...
임윤 2024.03.22 추천 21 조회 452
뭔가 잘 안 풀릴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 도움이 됩니다. (끝까지 읽으시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력서를 쓰는 목적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희 이력서 양식이 이거 없으면 죽는 필수재 같은 건 아니고 10년 정도 굴러보니 실무자들이 보는 게 이거고, 그 중에서도 먼저 보는 게 있더라 하는 걸 모아놓은 겁니다 회사가 원하는 점만 갖추면, 대강 써도 합격합니다.   제가 아는 개발자가 있는데요. "컴공 졸업 예정 개발자. 스타트업 취업 원함. 000-0000-0000" 포스트잇에 이렇게만 써서 붙였는데, 바로 어떤 자가 심봤다 하고 줏어갔다고 합니다. 이후 먹튀도 당하고 삽질도 하고 험난한 인생체험 끝에 나름 투자도 받고, 지금은 회사가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모양입니다. 그 포스트잇을 써붙인 자가 현 무급가족종사자인데요..... - 모든 스타트업은 인력난에 시달립니다. 당시 헬로월드랑 프린트만 쓸줄 알아도 납치하려 할 작정이었다는데, - 무급가족종사자는 모든 스탯을 코딩에 몰빵까지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SHxoFCrv-0 - 면접이고 뭐시기고 정장이란 게 있긴 있는데 포스트잇 주워간 대표 결혼식, 본인 결혼식에 딱 하루 한번씩 입었습니다   포스트잇 이력서는 스탯을 코딩에 극단적으로 몰빵한 자라 가능한 겁니다 대부분의 애매한 잡캐는 잡기로 때워야 합니다 이력서에 뭘 더하고, 뭘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번역회사가 공포스러워할만한 요소를 하나씩 없애고 이 번역회사가 나한테 일을 줄 수 있게 만드는 요소를 더하면 서류탈락은 면합니다. 학교 공부란 건 '사회 구성원으로 기능하려면 최소한 이건 알아둬라'하는 걸 정리해 놓은 겁니다. 그런데...
임윤 2024.03.10 추천 21 조회 563
광역차단의 길 임윤 2024.03.03 추천 16 조회 681
비용 측면만 보면 회사들이 고용을 하지 않고 외부 프리랜서한테 외주를 주는 게 나아보이는데 대부분의 번역회사는 인하우스 번역가를 두고 있음 이건 상업적으로 쓸만한 번역을 생산하는 번역가가 모두 연락이 불가능한 경우를 대비한 것임. 실제로 현지 시간으로 한밤중에 가까운 시간에 출근해 일하는 인하우스 번역가나 피엠이 연락해 오는 일이 상당히 많음. 원래 납품하기로 한 자가 여러 가지 이유로 연락이 안 되는 것임.   여하튼 연락 잘 되는 게 중요하다고 퉁쳐서 말한 건데 여기에서도 (당연해서) 말을 안한 게 있음 연락 잘 하라는 뜻은 '바로 옆에 출근한 직장동료와 유사한 정도로 업무 진행 상황을 쉽게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소리임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건 모자란 번역실력을 잡기로 때우고 사는 내 주장이고, 번역을 베르나르베르베르 개미 번역가 급으로 잘 하시면 이런 잡기 필요 없음) 보통 직장에 가면 붙잡고 연수를 시키거나 적응 기간을 줌 사람이 업무를 익혔는지 아닌지 투명하게 볼 수 있음 그런데 이쪽 동네는 그게 아님 이메일로 그냥 우리 포탈은 여기고, 아이디 비번은 누가 알려준다는 최소한의 지시사항만 줌 너무나도 당연한 티엠 티비 지켜라 같은 얘기는 안함. 어차피 하라고 백날천날 얘기해도 안 하는 사람은 놀랍게도 안함 (가끔 이 정도면 나폴리탄 괴담이랑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음) 그리고 읽었을 거라 가정하고 업무 의뢰 이메일을 보냄. 당연히 처음 한두번은 가이드 숙지 못할 수 있는데, 미숙지로 삽질이 몇 번 반복되면 그냥 연락을 끊음. 사람을 붙잡고...
광역차단의 길 임윤 2024.02.18 추천 24 조회 632
번역을 업으로 삼기로 결심한 분들은 처음 예외없이 무한 악성 루프에 빠짐. 경력이 없어서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모두가 경력자만 찾음. 대체 어디서 경력을 쌓으라는 것임?   물론 내가 사람 뽑는 입장이 되어보니 왜 그렇게 경력자를 찾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음.   해결책은 업계에서 인정받는 번역봉사를 하는 것임.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거 알려주면서 비싸게 군다’고 하시는 분들은 네이버에 한글로 ‘번역봉사’라고 검색해 해결하시려들 하겠지?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거 그만 읽고 네이버에 번역봉사 검색하러 가시길 바람. 스크롤 더 내려봤자 기분나쁜 소리나 할 것임.   불가리스는 나를 졸지에 180만원 받고 이력서 한장 첨삭하면서 고객의 무식함을 공개적으로 욕하는 자로 만들었음. 억울해 이대로는 관짝에 들어가도 시체가 안 썩을 지경이니, 불가리스가 다른 고객에 비해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자였는지 손가락 움직이는 한 낱낱이 공개하여 책으로 묶고, 나중에 ISBN 박아 양장제본해서 국회도서관에 두 권 보내 핵전쟁에도 살아남게 만들어 드릴 예정임.   일단 180만원에 이력서 한장 첨삭한다는 표현은 잘못되었음. 2년 과정이었고, 이력서 한장이 아님. 다양한 분야 번역 첨삭도 포함되어 있음. 대부분은 500단어짜리 5건 정도로 문제도 파악하고 이 분야는 내가 할 것이 아니다 자기판단까지 딱딱 하시는데, 불가리스는 도저히 자기판단이 안 되시는 것 같아서 10건 넘게 드림. 이것도 하나하나 왜 이렇게 번역하면 안 되는 건지 시간 나는 대로 분석해 드릴 예정임.   게다가,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이력서 뿌리고 다니면서 분명히...
광역차단의 길 임윤 2024.02.02 추천 35 조회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