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링귀스트의 추억

작성자
임윤
작성일
2024-07-28 14:54
조회
3428
랭귀지 리드, 리드 링귀스트(LL)

이력 초반에 들어오면, 딱 한번만 해보시는 것 추천
아마 시작 전에 직무가 이럴 거다 얘기는 해줄 텐데
실제로는 맡은 업무만 절대 하지 않음

*여기 나온 번역은 모두 수백 건의 빅데이터를 근거로 적당히 비슷하게 버무린 생성형 휴먼의 예시임

뭐든지 주시는 대로 감사하게 받던 시절 게임 프로젝트에 번역가로 투입되어 어버버 하고 있는데
너 이제부터 리뷰어 겸 LL이라는 것임

설명한 직무: 번역가와 고객사의 의사소통을 돕는 역할
실제로 한 것: 아 됐고 나야 쟤야

LL이 뭔지 검색해보고 어 이거 일만 많아지고 돈은 똑같이 주는 관리직 비슷한 거 아니야?했는데 대강 맞았음

그때까지는 내가 다른 사람의 번역을 대량으로 볼 일이 없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하방이 튼튼하다'는 것과
내가 과로사를 했으면 했지, 굶어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어렴풋이 느낌
특정 단어는 자세히 말할 수 없는데, 게이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과하게 번역하는 자들이 있었음

말이 좋아서 과하게 번역한다는 거지, 그냥 뜻을 모름...

(레벨을 단계라고 번역한다거나)

이때 처음으로 아 됐고 나야 쟤야를 시전하다가, 결국 번역회사가 쟤를 자름.
플레이스홀더를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잘못 처리해서 게임이 실행이 안 됐던 사건이 계기
(바꿔 말하면, 이 정도 아니면 그냥 데리고 가야 할 정도로 사람을 구하기 어려웠음)

기능이 작동 안 하는 시점에서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는데
그 와중에도 소프트웨어 실행은 되게 번역한
다른 번역가의 어감, 자연스러움, 표현력, 문장력, 번역투 탓을 하고 있었음
남의 장사 망쳐놓고 정말 어디서 배워처먹은 버릇인지 모르겠음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대사에서도 독창적인 해석을 고수함

예: (레벨업 시 대사로 추정) 오. 힘이 넘치는데? -> 파워업을 축적할 시간이 왔답니다!

진짜 백번 양보해서 맥락이 애매하면 그럴 수도 있음
그런데 맥락이 이미 levelup_statement 같은 변수로 나와 있음(방금 비슷하게 만들어낸 예시임)

변수를 왜 봐야 되는지 몰라서, 안 본 것임

여기서 LL이 뭘 해야 하냐면
번역가 1이 멀쩡히 번역함 -> 번역가 2가 개악을 해놓음 -> 1과 2의 역번역을 만들어서 왜 2를 제거해야 게임이 제때 출시될 수 있는지 영어로 설명

왜 이렇게 번역했냐고 맥락을 정확히 아는 고객사가 하도 어이없어서 물어보면
나름 원문 power 하나를 놓고 몇십 줄 되는 독창적인 해석을 해냄..(방금 비슷하게 만들어낸 예시임)

보통 그 해석을 들으면 고객사가 쟤 없애고 니가 다 하라고 함
이것 때문에 초기 수입이 눈덩이처럼 불어남
그걸 몇번 보고 나니, 그 뒤로 내 객관적인 잘못에 변명을 안 하게 되었음

웬만한 오류는 귀찮아서 LL들이 스스로 고치는데(LL과 리뷰어는 다른 직군이라고 이상적인 주장을 하지는 말아주시라)
정말 도저히 안될 것 같은 경우에만 역번역과 영어 설명을 만들어서 고객사에 말한다는 것을 내가 해보고 깨달았던 것임

본인이 그 밑바닥이라면 본인이 밑바닥이라 생각지 않으니 믿기 어렵겠고
본인은 먹고 살 만은 해도 밑바닥을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기 어렵겠지만(다들 나 정도는 할 거라고 생각함...)
그런 식으로 하방을 튼튼하게 깔아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음

골목식당에 나왔던 수많은 위생상태 엉망인 집들 보고 조작 아니냐고 하던 시청자들이 많은데
반쯤은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이었을 것임
작가의 상상력도 한계가 있고, 몇년 묵은 기름때를 어디서 며칠만에 만들어낼 수도 없잖음

당연히 같은 시간에 컨트롤엔터 치면 더 많이 벌 수 있긴 한데
이력 초반에 한번은 꼭 해보시길 바람
공개적으로는 말하기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돈 주고도 얻기 어려운 경험임(일단 아무나 시켜주는 것도 아닌 것 같음)

번역회사가 사람 조용히 자른다고 했는데
그 조용히 자르는 일을 내 손으로 직접 해볼 수 있음

몇십 줄이나 되는 창의적인 해석을 보면, 답장할 기운을 잃어서 Thank you 한마디 하고 조용히 자를 수밖에 없음...

지하 아래 맨틀 있다고, 그 사람들도 나름 걸러서 들어왔다는 점을 잊지 않으시길 바람

*사실 LL이 하는 일은 이것만이 아님. 고객사의 '왜 태그 뒤에 띄어쓰기를 랜덤하게 안 했냐' 같은 질문에 한국엔 조사라고 전치사랑 비슷한 애가 있는데 한국어 문법상 붙여 쓴다 같은 말을 영어로 해야 함. 당연히 이것만이... 일이 아님...

*산업번역 가이드 13쪽에 아주 간단히 리드 링귀스트가 언급되긴 하니 참조
이소령이소령하늘하늘민트색민트색탈출희망탈출희망미미리미미리HailieHailie선인장선인장호미호미고니고니뚜뚜뚜뚜needforcashneedforcash다정한별다정한별으악새으악새진유진유SPSP
전체 5

  • 2024-07-28 17:15

    (레벨업 시 대사로 추정) 오. 힘이 넘치는데? -> 파워업을 축적할 시간이 왔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일하다가 현웃터졌네요.


    • 2024-07-28 19:03

      과제로 "왜 웃긴지 영어로 설명하시오." 같은 게 딸려오는 것이 LL입죠.


  • 2024-07-28 23:20

    파워업 축적을 보고 미친듯이 웃었는데 왜 눈물이 날까요...^_ㅠ


  • 2024-08-07 17:01

    저는 아직 초창기인데요.. TM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회사에서 LL 제안 받았는데 그만 겁이 나서 거절했었습니다...


    • 2024-08-08 19:00

      해보시면 기계번역은 사람을 갈아만든 것이라는 진실을 아셨을 텐데


교재 안내 산업번역 가이드 2019(PDF) 산업번역 가이드 2019 예제파일 트라도스 가이드 2024 yes24 aladin kyobobook 트라도스 가이드 2024 예제파일 유료회원 전용 팁 https://rebtion.net/premium/ 이용법 일단 직장에 붙어 계세요 산업번역 가이드 1~5장을 읽고 프로즈/링크드인 프로필 작성(190쪽) 프로즈 프로필용 번역 5개 작성 영어 이력서 작성(237쪽) 리뷰게시판에 올려주시면 미래의 제가 확인해 드림 번역회사에 제출(243쪽) 1~6 과정에서 질문이 있으시면 기술 질문 게시판 이용(미래의 제가 확인해 드림) 중요한 공지는 다 끝났고, 아래는 그냥 읽어보세요 -- 저는 운전면허증, 혼인신고서 같은 것부터 번역하던 시절을 거쳐 2014년, 아예 번역을 전업으로 삼기로 결정합니다 출처: https://translationtherapy.com/sdl-studio-2014-first-impression-and-new-features-overview/ 당시 이 친구를 살 돈이 없어 체험판을 깔고, translation memory가 뭔지도 몰라 한줄한줄 기억에 의존해 복사해서 붙여넣던 삽질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체험판 기간 동안 번 돈으로 이 친구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시기는 험난한 2014년, 아직 취직이라는 고용 형태가 어렵지 않던 시절입니다 지금은 트라도스의 필요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나 그 당시 한국어로 트라도스라고 검색하면 '번역회사가 몇십만원짜리 프로그램을 사라는데 사기 아니냐'거나 '크랙 없냐'는 소리나 검색되곤 하였습니다 저는 백수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였던 저를 구원해준 트라도스에 감사한 마음을 늘 지니고 있었고 그런 사람들이 있거나 말거나, 이 친구가 저를 구원했다는 사실을 동네방네 떠들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2017 버전 트라도스 가이드도 있었습니다 (한국어 한정 독점시장) 이후 2019년 초, 트라도스 자격증(초급)을 취득하였고 직접 이력서에 넣어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 보니 효력(?)이...
임윤 2024.10.19 추천 70 조회 8274
올타임 레전드 AI 대체 1위 직업을 위한 RWS 번역 기술 인사이트 2025가 나왔습니다. 다운로드: https://www.rws.com/about/translation-technology-insights/ 2023년 버전 요약은 여기에 있으니 https://rebtion.net/learnfree/?mod=document&pageid=1&uid=10827 지난번과 어떤 항목이 달라졌나 비교하며 보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2023년 이후 기술적으로는 생성형 AI와 LLM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경제적으로는 유동성 파티가 종료되었고, 정치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게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반가운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작성자”가 누구인지, “왜” 작성했는지 고려하며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저와 RWS는 이해관계가 같지 않으므로 같은 사실을 놓고도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배경 지식 NMT: 인공신경망(Neural Network)을 이용해 문장을 통째로 이해하는 번역에 특화된 AI 기술(기존의 문법을 하나하나 입력하는 규칙 기반 RMT, 의미 단위를 기반으로 연결하는 통계 기반 SMT에서 발전한 것), Google Translate가 여기 속함 LLM: 범용 언어 이해/생성 모델 생성형 AI: 콘텐츠를 생성하는 AI 전체 개념(LLM 포함), ChatGPT, Claude, Gemini, Llama 등 기존 조사 대상인 번역가, 번역회사, 기업(고객사)에 더해, 새로 정부 부문이 추가되었습니다. 원래 기술 발전과 대규모 실직은 역사적으로 세트였고(산업혁명, 이앙법, 우리 세대에서는 닷컴 버블 기억하시면 됨), 정부들이 손가락 빨고 있어봤더니 하등 좋을 것이 없었더라 하는 것도 학습됐기 때문에 기본소득 같은 것이 논의될 것입니다. 일의 본질을 고려하면, 의뢰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불황에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번역이 계속 필요합니다. 대부분 자국 내에서 수요는 이미 소진되었고 비교적 저렴한 값으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수단이거든요.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번역이 싸게 먹힌다는...
임윤 2026.02.17 추천 22 조회 777
CAT툴 임윤 2026.02.08 추천 3 조회 292
최대한 본업은 물론이고, 클릭수를 비롯해 잡일에 드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 세상에서 제일 아까운 시간이 파일 찾는 시간임 바탕화면 전부 바탕화면에서 작업하고 치워버립니다 매우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나름대로 규칙이 있습니다 왼쪽 - 당장 해야될 일 *오늘은 다 해서 일이 없음 나중에 파일 찾을 일 대비해서 이번달 2026년 01월 작업이 끝나면 통째로 업무 완료 폴더로 따로 옮김 중간 - 당장은 아니고 적어도 한 달 안에 해야 할 것이거나, 한 달 안에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냅뒀는데 몇 달이 걸리고 있는 것 ERP 입력, 정부 지원 사업 같은 것 중간 아래 - 연 단위 오른쪽 위 - 각종 매크로 복붙용, 원드라이브, 출판사 주문용 프로그램 오른쪽 아래 - 디지털 노가다 유지보수용 주기적으로 안 쓴다 싶으면 잡파일을 모아두는 폴더로 옮김 주기적으로 파일 전체 정리 이름 지을 때, 무조건 파일명으로 내용 알 수 있게 정리 안 그런 파일(다운로드해서 설치하고 나중에 새 버전 받아야 되는 프로그램 등)은 그냥 쓰고 지움 업무용 앱 실제 클릭해 쓸 일 있는 애들만 주기적으로 정리 스팀이 노는 용도가 아님, 밥줄임 ㅇㅅㅠ 파일 탐색기 프로젝트 목록, 번역 메모리, 텀베이스 관공서용 각종 서류(등기부등본, 자격증, 사업자등록증, 통장 앞면 사본, 여권 사본 등등) 접근하기 쉽게 모아둠 마우스 우클릭 -> '즐겨찾기에 고정' 하면 됨 트라도스 프로젝트 관리 자주 업데이트되는 개별 일 -> 게임별/회사별로 프로젝트 생성 한 회사에서 주는...
임윤 2026.01.20 추천 21 조회 722
상황: 요새 대부분은 딸깍만 하면 알아서 보내주지만, 이메일로 프로젝트명/단어수 적어서 의뢰하는 곳이 있음 G메일 사용하고, 완료하였는데 인보이스 작성하지 않은 경우 별 찍어서 표시해 둔 상태 내 경우에는, project name: 뒤에 프로젝트명이 나오고, word count: 뒤에 워드수가 나오는 형태였으며 항상 그러하듯 예외가 존재함 프롬프트 1: gmail에서 "is:starred 회사명"이라고 검색 시 추출되는 이메일 본문 대상 Project name: 뒤의 영숫자와 언더바로 구성된 문자열, Word count: 뒤의 숫자가 필요함 csv로 1번 열에는 Project name만, 2번 열에는 Word count만 추출 * 팁: project name 뒤에 '영숫자와 언더바로 구성된 문자열' '숫자'처럼 컴퓨터의 언어로 정확하게 묘사할 필요가 있음 문자열 string은 컴퓨터한테 구분되는 다른 의미가 있음 아무리 인간 언어 흉내를 내고 있다지만 근본은 컴퓨터임 답변 1: Google Apps Script (GAS) 자동 추출을 써봅시다! 결과물 1: 당연히 뭔가 맘에 안드는 오류가 날 것임 내 경우에는 누락된 이메일이 있었음 프롬프트 2: 누락된 이메일 존재함. "is:starred 회사명" 검색 시 결과 78개인데, 결과물은 47개임. 누락된 이메일 별도 csv로 작성 원인 분석 결과물 2: 내 경우, 1) project code: 아니고 project:, Word count: 아니고 Word:라고 하거나, 본문에 the word count is @@하는 식으로 exception이 있었음 2) 의뢰 본문이 따로 있는데 이후 번역회사가 모종의 이유로 단어수나 요청사항을 수정하거나, 인보이스에는 들어가야 하는데 단어수가 아닌 경우 (QA) 정확히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음 프롬프트 3: 1) 1번에 해당할...
임윤 2026.01.10 추천 8 조회 684
CAT툴 임윤 2025.11.30 추천 3 조회 549
제가 초능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가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 문제해결은, 가설 -> 검증의 연속임 이쪽 용어로는 삽질이라고도 함 문제가 있는 분이 있었고, https://rebtion.net/qna/?uid=12581&mod=document&pageid=1 1) 전체 화면 스크린샷, 2) 영상 캡처를 요청하였으나 거부 당함... (이유는 모름) "짐작 가는 바"가 있으니 다시 달라고 함, 전체 화면 내지는 영상이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는 다음과 같음 .txlf, .sdlxliff, .mqxliff, 좌우간 .xliff 붙은 것들은 사실 텍스트 파일로, 메모장으로 열어 편집할 수 있음. exe같은 실행 파일이 아님 열어보면 그 안은 이렇게 생김 복잡해 보이지만, 별 것은 아니고, 안에 세그먼트 정보가 담겨 있음 트라도스로 이전하면서 특정 세그먼트 정보가 사라지는 듯했음 이 경우, .txlf 파일을 받아 세그먼트 정보와 화면상의 세그먼트 상태를 대조해 보면서 달라지는 정보를 파악하려 생각했음. 비슷한 작업을 예전에도 한 적이 있음. https://rebtion.net/qna/?mod=document&pageid=1&uid=11894 전혀 달라 보이지만, .txlf를 뜯어봤다는 점에서 비슷한 일임. *참고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메일이 16번 오갔으며 질문하신 분은 중간에 내 실수로 오류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협조적이셨음 이 경우에는, 문제가 있는 특정 세그먼트 정보를 파악하고, 그 정보만 "올바른" 상태로 변경하면 될 것 같았음. 이 과정에서 일일히 이 화면을 달라, 저 화면을 달라 하느니 영상을 제공해 달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음. 그러나 '감정 소모'가 크다며 영상 제공을 거절당하였으며, '짐작 가는 바'를 알려달라는 요청만 받음. 이에 대한 전문은 다음과 같음 소통이 안 돼서 안 된다고 한 것인데,...
임윤 2025.11.12 추천 21 조회 7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