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사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하소연

-구독자 주제에 포럼에 글쓰기가 죄송해 눈팅만하다가 처음으로 용기내어 글 써봅니다.

그만큼 제가 오늘 절실한가 봅니다.

 

-이번주로 이력서 돌린 지 딱 3개월 됐습니다.

2달간은 샘플 보고, 등록하고 하면서 일이 하나도 없다가. 업계 1위라는 T(ㅌㄹㅅㅍㅍㅌ)사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한달간은 T사의 시험을 보고, 일을 하면서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T사가 업계 1위라는 것도 모르고 지원했는데, 확실히 시험을 보고 합격 분야가 늘어갈수록 일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얼마전에 무려 14-5개 분야를 통과했다고 댓글도 달았는데, 현재 20번째 분야 합격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샘플이 붙었다+일이 들어온다 라는 게 너무 신기해서. 엄청 감사하면서 일을 했습니다.

큰 회사라 그런지 지난 한달간은 매일 일만 했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은 심하게 멘탈이 박살나서 일을 못하겠습니다.

제가 번역으로 예술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엄청 못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퍼펙트하지 않다"라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절대로 엄청 꼼꼼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엉망으로 덜렁대지도 않는데, poor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얼마전에는 리뷰어가 저보고 어떤 단어를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하고 suggest, recommend라고 연락을 했습니다.

사실 1대 1로 매치되는 기술 용어 말고 그냥 형용사는 충분히 더 나은 단어로 매치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게 더 좋은 것 같아.라고 답을 보냈더니.

피드백에는 모두 "mistranslation"이라고 표시되어서 왔습니다. 제안을 수용한 것과 오역으로 지워야 하는 건 다르지 않나 싶어서 멘탈이 박살 났습니다.

-저도 리뷰를 여러번 했지만. 정말 못쓸 정도가 아니면 poor라고 코멘트를 남기지 않고, 적당히 고쳤습니다.

제가 딱 한번 코멘트를 남긴 건 보험 브로슈어에서 문장을 해석하지 않고 모두 단어만 나열했던 경우입니다. 이건 너무 심해서 당장 고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저말고 모두가 저렇게 고치고, 코멘트를 남기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저는 포럼에서 T사가 실미도 때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 여쭤봅니다.

이제서야 찾아본 프로즈 평점에는 주로 이 회사는 납기일과 요구하는 품질에 비해 요율은 싸다라고 써 있었습니다.

확실히 저도 100% 노매치 시장보고서를 0.43에 한 적도 있었습니다.

포럼을 통해서 시어머니 리뷰어가 있다는 것도 들었고, T사가 일이 힘들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만.

직접 겪으니 쉽지만은 않네요.

 

남자친구 만나서 하소연을 했더니. 잘 들어주다가 막판에 "그래도 얼굴보고 인격 모독 당한 건 아니잖아. 회사가면 그런 사람 많다는데"해서 패줬습니다.

저도 회사다니면서 윗사람이 잘못한 것때문에 제가 인격모독 당해본 적이 많고, 남이 터뜨린 지뢰에 죽기 직전까지 간 적도 많지만.

그것도 힘들고. 이것도 힘든 건 마찬가지더라구요. 메일로도 사람 아프게 할 수 있더라구요.

제 남자친구 주변에는 회사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직장인의 비애를 모릅니다;;;

 

 

-제가 심하게 유리멘탈인건지. 아니면 제 번역 실력이 시장에서 못 쓸만큼 엉망인건지. 제가 주제도 모르고 덤빈건지. 아니면 저 회사가 원체 깐깐한 건지. 궁금합니다.

회사가 좋은데. 제가 못하는 거면 여기서 접어야 하나를 심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글만 올리고 노트북을 안보려고 합니다. 심장이 너무 아파서 오늘은 쉬려고 합니다.

 

 

 
최여사 최여사 · 2019-08-17 18:27 · Views 2400
Total Reply 4

  • 2019-08-17 18:59

    표현을 개선하는 식으로 해놓고 'mistranslation'은 너무 심하네요. 뒤통수치는 것도 아니고 -_-; 번역과 본인을 동일시하면 일을 실수할 때마다 자존감도 같이 무너지니까 그러지 말아야겠다라고 저도 자주 생각하는데. 생각만 하고 막상 마음에 안 드는 피드백이 오면 저도 수십 번 멘탈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오역은 없는데 글을 너무 주절주절 쓴다는 피드백도 받아봤어요.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조금 지치신 거 같은데 잠시 일을 조금 덜 받으면서 멘탈 다듬고 다시 도전하시면 어떨까 싶어요. 사실 프리랜서로서 제일 무서운 건 그냥 피드백 없이 일이 뚝 끊기는 거지 피드백과 함께 일이 계속 온다는 건 문제가 없는 거 아닐까 싶어요. 기운 내시고 화이팅하시길 바랍니다.


    • 2019-08-17 22:09

      감사합니다. 정말 많이 위로를 받았습니다. 제가 부족했다는 걸 알면서도 욕심이 많이 앞섰습니다. 한동안 좀 쉬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 2019-08-17 21:37

    제가 다 마음이 아픕니다..
    피드백이 온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는데..저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네요ㅠ
    전 더 경험이 없어 아무 도움 말씀도 못 드리지만..부디 힘내셔요..이 또한 지날 것이고 언젠가는 그런 일도 있었지 싶을 거예요..


    • 2019-08-17 22:12

      스카이님! 감사합니다. 참고로 저는 밤에 노트북 켜고 노트북 앞에서 엎드려서 자면서 10달러짜리 검수 일도 많이 땄습니다. 출근하셔야 하는 분에게는 추천할 방법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유럽 미국 시간에 맞춰야하니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욕심이 앞섰나봅니다. 따뜻한 답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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