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는 씹어드시면 안 돼요.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최근에 NDA 위반과 관련된 충격적인 사건을 겪어서 글을 써봅니다. 아직도 왜... 제가 여기에 말려들어야 했는지 이해가 안 가서 글은 좀 두서없을 예정이고 급 마무리될 가능성이 큽니다만,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저는 이미 가능한 조치를 모두 취했으므로 결과는 제 손을 떠났다는 사실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사후 보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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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거래처 중 한 곳은 온갖 종류의 설문조사(의료, 게임 등 다양합니다)를 던져줍니다. 지난 토요일(7일)에 한 희귀질환 설문의 두번째 배치를 프루프리딩으로 받았고(제가 첫번째 배치의 번역 담당), 새로 추가된 내용이라 평소처럼 네이버를 찾아서 한국어 용어가 쓰이는지부터 검색했는데요.
......어...검색했는데요.
스크롤을 내리자마자 "(희귀질환명) + 번역"이 쓰인 블로그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당연히 그 정보가 실제로 유용한지 여부는 나중에 판단하기로 하고 신기해서 들어가 봤는데, 들어갔다가 말 그대로 기절하는 줄 알았지 뭐예요.
그게, 7월 말부터 당장 12월 6일까지 이 에이전시에서 (그 사람이) 받은 작업에 대한 후기가 올라와 있더라고요. 대략... 25~30건 정도가요. 사실 여기까지는 그렇게 놀랍지 않아요. 하지만 이 25~30건 중에서 제가 참여했던 프로젝트임을 확실히 알 수 있는 프로젝트(프로젝트 ID 특정이 가능한 것. 작업한 기억만 있는 건 제외했어요)가 10건이 넘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죠... 나쁜 의미로요. 어떻게 알았냐고요? 일부 작업물의 원문과 번역문을 블로그에 공개해 두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번역한 것에서 거의 또는 전혀 수정하지 않은 상태로. 그리고... 프로젝트 지침, 작업 파일 수, PO와 같은 특정 가능한 정보도 올렸기 때문이고요. 한두 개면 모르겠는데 4개월 동안 10건이 넘게 겹치는 건 우연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일단 NDA 위반이... 위반...인데? 프로젝트의 내용을 AI에 넣어서 블로그 게시글도... 제작을 했네...? 블로그에 애드포스트가... 있네?
...근데 공개한 번역이... 내가 제출한 거랑 똑같네...? 이거... 엔드 클라이언트가 먼저 찾았으면 망하는 거 아냐...?
...대충 이런 의식의 흐름을 거쳤고요. (제 번역물도 공개되어 있겠다)전부 PDF 따서 그냥 에이전시에 신고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제가 PDF 따는 동안 대놓고 원문을 공개했던 게시글이 비공개 처리되었던 것(덕분에 제가 수치스럽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과, 이미 PDF는 전부 따 두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에이전시 측에 PDF와 PDF별로 대응되는 프로젝트 ID를 매치해서 보냈고, 어제 저녁 대응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으므로 더 이상 해당 인물(예... 번역가/프루프리더로 불러주고 싶지 않습니다)과 어떤 방식으로든 얽히지 않을 작정입니다. 에이전시에서 언제 대응을 할지 모르겠고, 이미 경고를 받았을지도 알 바 아니고... 거기서 다시 일을 받을 수 있을지도 딱히 관심은 없고요. 저는 당장 어제 제출한 일감도 이 사람이 리뷰할 확률이 제법 있었어서 발견한 날로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뭘 먹지도 못하고 고생했거든요. 이제 잠은 좀 자겠죠.
여기에 글을 굳이 쓰는 이유는, 그 사람이 한산번 회원이어서입니다. 최소한의 예의상 신원을 밝히지는 않을 생각이니, 이 글을 보시는 선생님들은 이런 괴담도 있구나... 하고 가볍게 생각해 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거래처와 5년간 거래한 내내 (아마도)종종 번역가-프루프리더 관계로 만났을 테고, 누구인지도 알게 되었으므로 덧붙입니다. 최소한의 직업 윤리는 가지시면 좋겠고요, 에이전시 포털에서 PO마다 첨부되어 있는 NDA도 꼼꼼히 읽고 실천에 옮기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생각보다 업계 좁습니다. 저와 에이전시 여러 곳이 겹친다는 사실도 말씀드릴 테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선, 저는 이미 가능한 조치를 모두 취했으므로 결과는 제 손을 떠났다는 사실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사후 보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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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거래처 중 한 곳은 온갖 종류의 설문조사(의료, 게임 등 다양합니다)를 던져줍니다. 지난 토요일(7일)에 한 희귀질환 설문의 두번째 배치를 프루프리딩으로 받았고(제가 첫번째 배치의 번역 담당), 새로 추가된 내용이라 평소처럼 네이버를 찾아서 한국어 용어가 쓰이는지부터 검색했는데요.
......어...검색했는데요.
스크롤을 내리자마자 "(희귀질환명) + 번역"이 쓰인 블로그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당연히 그 정보가 실제로 유용한지 여부는 나중에 판단하기로 하고 신기해서 들어가 봤는데, 들어갔다가 말 그대로 기절하는 줄 알았지 뭐예요.
그게, 7월 말부터 당장 12월 6일까지 이 에이전시에서 (그 사람이) 받은 작업에 대한 후기가 올라와 있더라고요. 대략... 25~30건 정도가요. 사실 여기까지는 그렇게 놀랍지 않아요. 하지만 이 25~30건 중에서 제가 참여했던 프로젝트임을 확실히 알 수 있는 프로젝트(프로젝트 ID 특정이 가능한 것. 작업한 기억만 있는 건 제외했어요)가 10건이 넘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죠... 나쁜 의미로요. 어떻게 알았냐고요? 일부 작업물의 원문과 번역문을 블로그에 공개해 두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번역한 것에서 거의 또는 전혀 수정하지 않은 상태로. 그리고... 프로젝트 지침, 작업 파일 수, PO와 같은 특정 가능한 정보도 올렸기 때문이고요. 한두 개면 모르겠는데 4개월 동안 10건이 넘게 겹치는 건 우연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일단 NDA 위반이... 위반...인데? 프로젝트의 내용을 AI에 넣어서 블로그 게시글도... 제작을 했네...? 블로그에 애드포스트가... 있네?
...근데 공개한 번역이... 내가 제출한 거랑 똑같네...? 이거... 엔드 클라이언트가 먼저 찾았으면 망하는 거 아냐...?
...대충 이런 의식의 흐름을 거쳤고요. (제 번역물도 공개되어 있겠다)전부 PDF 따서 그냥 에이전시에 신고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제가 PDF 따는 동안 대놓고 원문을 공개했던 게시글이 비공개 처리되었던 것(덕분에 제가 수치스럽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과, 이미 PDF는 전부 따 두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에이전시 측에 PDF와 PDF별로 대응되는 프로젝트 ID를 매치해서 보냈고, 어제 저녁 대응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으므로 더 이상 해당 인물(예... 번역가/프루프리더로 불러주고 싶지 않습니다)과 어떤 방식으로든 얽히지 않을 작정입니다. 에이전시에서 언제 대응을 할지 모르겠고, 이미 경고를 받았을지도 알 바 아니고... 거기서 다시 일을 받을 수 있을지도 딱히 관심은 없고요. 저는 당장 어제 제출한 일감도 이 사람이 리뷰할 확률이 제법 있었어서 발견한 날로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뭘 먹지도 못하고 고생했거든요. 이제 잠은 좀 자겠죠.
여기에 글을 굳이 쓰는 이유는, 그 사람이 한산번 회원이어서입니다. 최소한의 예의상 신원을 밝히지는 않을 생각이니, 이 글을 보시는 선생님들은 이런 괴담도 있구나... 하고 가볍게 생각해 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거래처와 5년간 거래한 내내 (아마도)종종 번역가-프루프리더 관계로 만났을 테고, 누구인지도 알게 되었으므로 덧붙입니다. 최소한의 직업 윤리는 가지시면 좋겠고요, 에이전시 포털에서 PO마다 첨부되어 있는 NDA도 꼼꼼히 읽고 실천에 옮기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생각보다 업계 좁습니다. 저와 에이전시 여러 곳이 겹친다는 사실도 말씀드릴 테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번역가
chatte(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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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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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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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한산번 기술질문(유료)게시판에서 답변 받은 내용도 블로그에 포스팅 하셨더라구요 임윤님 뿐 아니라 지나가던 다른 선생님 답변까지 정성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