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링귀스트의 추억 속편
사실 추억 아니고, 현재 진행형

되도록 이력 초반에 리드 링귀스트 제안 들어오면 해보시라는 이유를 이어서 설명드림....


출처: 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항상 말씀드리지만

내가 잘났으니 내 말을 들어라(X)
(가정법 과거완료)내가 그걸 그때 알았다면 그런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O)

1995년 여름, 삼풍백화점이 붕괴됨.
지금은 가물가물한 이름이고 이 사건 이후 태어난 분들도 계시겠으나
지금으로 치면 신세계 강남점 같은 데가 붕괴된 것임

저 사건의 원인은 정경유착과 돈 때문에 일어난 부실공사임

당시 우성건설이 설계를 맡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중간에 삼풍백화점 경영진들이 건설 도중 설계를 변경해 달라고 함
5층에 식당가를 넣고 싶다는 것이었음

진짜 뭣도 모르는 무지렁이가 할 수 있는 무식한 요청이었던 것임

식당은 물탱크가 필요하고, 무거운 설비가 많이 필요해서 중간에 설계를 바꿀 수 없고
당초부터 식당가를 고려해서 지었어야 함

우성건설은 사람 죽이는 설계 할 수 없으니 안 된다고 했던 모양임
그러자 설계라고는 뭣도 모르는 당시 회장이 독단적으로 전체 설계를 변경하기 시작함

기둥이 상당히 많이 사라졌고, 4층 건물에 5층 식당가가 추가됨

붕괴 전 내부 영상을 보면, 정말 무서울 정도로 내부에 개방감 가득함


https://mn.kbs.co.kr/news/pc/view/view.do?ncd=3752465 (1:11 캡처)

이게 어떻게 가능했냐?

삼풍백화점 회장은 박정희 시대 중앙정보부 출신이었음
지금 같으면 이재용도 안 될(오히려 이재용이니까 보는 눈이 많아서 안 됨) 설계 변경을 뒷돈만 찔러주면 가능한 사람이었던 것

설계를 저 지경으로 변경하는데, 재료는 멀쩡한 걸 썼을까 싶은 것이
붕괴 사건 당시 자료화면을 보면, 철근이 휘어있고 공구리가 바스러짐
내장재는 확실히 좋은 것 썼다는 건 알 수 있음

출처 시대유감 삼풍(KBS 다큐멘터리)


저 돈에 눈이 먼 나아쁜 놈들 하고 끝내면 그나마 마음은 편할 수 있을 것임
그렇게 하시려면 해도 됨

그런데 이후 밝혀진 사실만으로 파악해 보면,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정말로 건물이 무너질 줄 몰랐던 것 같음

-이준 회장은 물고문은 할 줄 알아도, 물이 얼마나 무거운지는 몰랐던 것 같음
(5층 식당가에 물탱크가 들어감.
물 1리터는 대략 1kg으로 보면 됨. 괜히 헬스 다니는 자들이 물통만 보면 들었다놨다 하는 거 아님)
-회장 며느리는 백화점 매장 하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근무 중 사고현장에서 구조되었음

문제는 이게 남의 얘기니까 객관적으로 '철근/공구리'와 '내장재/개방감'이 구분이 되지
막상 번역으로 갖고 오면 구분이 안 되는 권력없는 삼풍회장 같은 놈들이 많음

전자는 건물이 건물로서 성립할 수 있게 하는 필수적인 것인데
후자는 전자에 비하면 없어도 그만이고 나중에 필요하면 대리석이건 뭐건 붙이면 됨
심지어 삼풍백화점은 개방감을 얻겠다고 철근/공구리를 버렸는데, 무섭게도 번역 삶의현장에도 그런 사람들이 굉장히 많음
(이해는 안 감. 철근은 빼먹으면 돈이라도 되지, 원문 단어 누락해도 돈 안 됨)

리드 링귀스트를 해보면 좋은 게
어떤 게 철근 공구리고 내장재인지 금방 알게 됨
고객사가 우선순위를 대놓고 말해주는데다, 철근 빼먹는 놈들이 바로 잘리는 걸 여러 번 보면 데이터로 느껴짐

얼마 전에, 공항이 마비되는 사건이 있었음

*이하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번역은 예시로, 실제 내가 겪은 일은 아님
과거에 유사 사건을 겪긴 함



보안 프로그램 문제였는데, 개발사에서 내놓은 공식 해결책 첫 단계는
"Start your PC in safe mode."였음

철근과 공구리는 갖춰 보낸 버전은 "안전 모드로 부팅하시오."일 것임
최소한 안전 모드라는 철근과 공구리는 있음

여기 권력없는 삼풍회장 같은 자들이 투입되면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음
안전 모드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데
"PC를 시작하세요."로 번역하며 안전 모드를 빼먹고는, '부팅'이나 '하시오'체를 지적함

이렇게 써놓고 보니 거짓말 같은데, 나는 창의력이 넘치는 사람이 아닌 노잼인간임.
실제 번역 삶의현장 문장이 좀 길 뿐임.

거짓말 같거든 참조해 보시길 바람. 브랜드 마케팅 번역에 브랜드가 빠짐...
https://rebtion.net/learnfree/?category1=%EA%B4%91%EC%97%AD%EC%B0%A8%EB%8B%A8%EC%9D%98+%EA%B8%B8&mod=document&pageid=1&uid=11664

저건 실제 번역가도 아니고, 번역가 지망생의 번역이 아니냐?

https://rebtion.net/board/?mod=document&uid=10957
드림라이너 창문 사건을 보시길 바람
실전에서도 일어남

핵심 단어는 빼먹고 그놈의 어감, 자연스러움 타령하는 것들은
철근, 기둥 빼먹고 내장재만 비싼 거 바르던 삼풍회장 같음